산업 산업일반

中특수 주춤… 유화업계 '찬바람'

中 내수부양 힘입어 치솟던 제품값 급락세 반전<br>원료 가격은 떨어질 기미 안보여 수익구조 악화


중국 특수가 주춤해지면서 석유화학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제품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내년 시황에 대한 전망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지난 9월 중순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중국 도착도 가격은 7월10일 1,290달러, 8월11일 1,308달러까지 치솟다가 9월30일 1,130달러까지 급락했다. PP 가격 또한 8월26일 톤당 1,185달러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9월30일에는 1,050달러까지 내려앉았다. 10월 초부터 시작된 중국의 8일간의 연휴가 끝나면 시장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의 내수부양책으로 인한 훈풍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 여기에 중동의 신증설 물량도 꾸준히 시장에 출하돼 9월 중순 이후 수급상황이 공급우위로 급격히 돌아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내수부양책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 진작에 집중돼 한국 석유화학업계가 훈풍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자동차와 가전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징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자동차와 가전제품 원료 중 50% 이상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으로 중국의 자동차ㆍ가전 소비 증가는 한국 유화업계의 특수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효과가 반감되는 단계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중국 덕에 유화제품 가격이 유례없이 높게 형성됐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의 가격 급락은 제품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요인도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크리스마스 특수에 대비하기 위한 유화제품 확보가 9월 중순으로 끝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농업용 비닐, 플라스틱류도 겨울을 앞두고 수요가 급감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원래 가을ㆍ겨울이 비수기인데다 중국과 중동 등의 사정이 시장에 반영돼 공급우위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원인들 때문에 각국의 석유화학 트레이더들이 재고비중을 낮추고 시장상황을 관망하고 있어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문제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톤당 600달러 안팎으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원료•제품 간 가격 스프레드가 좁혀져 유화업계 수익구조에 직접적인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국내 업계도 "3ㆍ4분기까지는 실적이 좋았지만 4ㆍ4분기 이후는 장담하지 못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감소세가 확인된 이상 앞으로는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이 얼마나 시장에 나올지가 다시금 유화업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신증설로 수입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중동의 신증설 물량 출회에 따른 영향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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