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한국경제의 또다른 선택, 우주

[창간 47주년]<2> 경제 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최초의 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 위성을 미국의 로켓으로 발사한 후, 지난 10여년간 민수용 우주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제는 소형위성 기술의 수출과 민ㆍ군 겸용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 위성 및 다목적 위성인 아리랑 2호의 제작을 실현해냈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위성을 우리 로켓으로 발사하려는 단계까지 왔다. 최근 주변국들이 군사 목적으로 우주기술을 활용한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고 있다. 중국은 유인우주선 개발은 물론 우주 상공의 위성을 지상에서 레이저로 공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일본도 전천후 감시가 가능한 정찰위성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선진국의 우주개발은 정보통신ㆍ외계탐사 등 과학기술 개발뿐 아니라 군사 외교적 목적을 위해 많은 노력이 투입돼왔다. 우주의 군사적 이용은 감시정찰ㆍ지휘통신, 그리고 우주요격 등 크게 세 가지다. 감시정찰은 우주에 배치된 위성으로 지상이나 우주를 감시해 관심 대상국의 정보를 수집하고 추적하는 체계를 말한다. 지휘통신은 통신위성을 활용해 음성ㆍ화상 및 데이터를 원거리까지 전달하는 체계를, 우주요격은 우주를 나는 위협 비행체를 지상에서 요격하거나 위협 위성을 무력화 혹은 우주에서 지상의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우주개발은 통상 3단계로 진척돼왔다. 첫 단계는 우주에서의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는 단계. 이를 위해 우주발사체기술, 위성의 탑재체, 센서기술과 통신 및 데이터 처리 등 응용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미국의 우주정찰 능력은 최초 인공위성이 옛 소련에서 첫 발사됐던 57년 이듬해인 58년 소위 ‘Corona’ 계획으로부터 시작됐다. 초기에는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필름을 지상으로 낙하시켜 회수하던 원시적인 방식에서 출발해 현재는 정지궤도 적외선감시 위성군 시스템(SBIRSㆍSpace Based Infra Red System)과 저궤도 우주추적감시 위성군 시스템(STSSㆍSpace Tracking and Surveillance System)으로까지 발전되고 있다. CNN 실황중계로 거의 전쟁영화 수준의 흥미를 유발했던 미국 사막의 폭풍작전을 보자. 정밀 외과수술 수준의 타격과 급변하는 실전상황에 순간 대처하는 전쟁지휘의 저변에는 인공위성을 주축으로 한 감시정찰 정보망과 지휘통신체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주 무기체계는 현재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가공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러시아ㆍ중국ㆍ일본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과학기술 선진국은 물론 이스라엘ㆍ인도 및 아랍권 국가들도 앞 다퉈 우주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어떤 위성들이 감시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능력의 개발이며 이를 위해 우주감시ㆍ추적 및 식별기술이 개발됐다. 세 번째 단계는 우주물체를 요격하거나 요격으로부터 위성을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인데 초강대국들이 현재 이 단계다. 이러한 기술들은 거의 모두가 지난 50여년을 앞서 개발해온 선진 강대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들이며 상용기술과는 달리 대부분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없는 기술이다. 우주기술은 관련 전문 분야가 매우 폭넓고 우주환경에서의 운영을 위한 고신뢰도와 고가의 비용이 요구되며 소요 수량이 적어 고도의 과학기술력과 선진 경제력이 겸비된 나라에서만 우주개발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의 우주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상태지만 세계적인 흐름이나 우주기술의 대외의존 감소 등을 위해서는 최근 확정된 정부의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 결집할 시점이 됐다. 마침 우리에게는 발전된 IT 기술과 그간 쌓아온 각종 우주기술 노하우가 있다. 우리 국방은 물론 경제의 미래 활로 중 하나도 바로 우주에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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