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초유의 정전대란] 자체 발전설비 없는 中企직격탄… 소형 유통업계도 큰 혼란

1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는 자체 발전설비를 갖추지 못한 산업공단 내 중소 제조업체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기업 공장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체 비상발전설비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산단 내 중소업체들은 이날 오후 공장 가동 중단을 겪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남 김해시 상동면과 한림면 일대에서는 정전에 따라 가동을 중단한 공장이 속출했으며 360개 업체가 입주한 대전 문평ㆍ신일동 대덕산업단지와 197개 업체가 들어서 있는 대화동 대전산업단지 일부도 정전돼 공장 가동이 멈췄다. 산업단지의 한 관계자는 “갑자기 공장 이곳 저곳에서 정전 신고가 들어왔다”며 “‘정전 쓰나미’가 휘몰고 간 듯하다”고 전했다. 또 300여개 중소 철강업체가 입주해 있는 포항 철강공단의 경우 이날 오후4시쯤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일부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울산 북구 중산산업단지의 20여 제조업체에도 전력이 끊기면서 조업이 일부 중단됐다. 대구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일부 지역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돼 다수 기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500여 업체가 입주한 광주의 첨단산업단지와 1,000여 업체가 있는 하남산업단지 등에도 부분적으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피해를 봤다. 선박블록과 중소형 선박을 건조하는 경남 고성군 동해면의 천해지 조선소와 SPP조선 고성조선소도 전력공급 차질로 30분~1시간 정도씩 비상전력으로 버텨야 했다. 충남 보령시 주교면 관창공단도 정전되면서 GM대우ㆍ코리아 휠 등 7개 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이날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주안, 천안 외국인투자지역, 군산, 광주첨단단지, 녹산, 구미 4단지 등 6개 국가산업단지 일부에 전력공급이 중단됐으며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4,177개(6월 기준)에 이른다. 반면 대기업들은 비상발전 시스템 등을 통해 가동중단 등 피해를 면했다. 다만 업체들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상발전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ㆍ하이닉스반도체 등 정밀한 공정 제어가 필요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생산하는 업체도 별다른 정전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3시40분께 서울 서초동 본사 사옥이 약 0.5초 정전됐지만 곧 정상화됐으며 지방 사업장도 전력공급이 원활한 상태다. LG전자 서울 여의도 본사에는 정전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하이닉스 역시 전력공급이 끊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반도체의 특성상 전기가 끊기면 피해가 커짐에 따라 비상 발전기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전공장 휴무에 돌입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지방 산업단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화학업계와 섬유업체도 자체 준비 및 산업단지 차원의 대비에 힘입어 피해 없이 정상가동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정전이 생겨도 단지에 공급되는 전기가 가장 나중에 차단되는 등 철저히 보호된다”며 “공장 설비를 망칠 수 있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한전의 전기공급이 끊길 경우를 대비해 예비 발전기를 설치해두고 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 등 일부 업체는 전력 사용량의 30%가량을 자가발전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정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 역시 소형 점포들이 이번 정전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백화점ㆍ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자체 비상발전 설비로 영업을 유지했지만 소형 점포인 편의점들은 계산시스템이 가동을 멈추는 등 영업에 차질이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세븐일레븐의 한 관계자는 “350~400여개 점포에서 계산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수기로 판매를 진행했다”면서 “냉동고만 비상전력으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GS25의 관계자도 “일부 점포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냉동고에 드라이아이스를 채워 냉기를 유지하는 등 임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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