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ㆍ화우 등 국내 4~5개 로펌을 중심으로 퇴직 고위 판ㆍ검사 영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대형 로펌은 법원장급 이상의 고위 퇴직 법관의 절반을, 대법원장급 이상은 3분의2를 싹쓸이로 영입해 로펌을 통한 전관예우가 고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간한 ‘사법감시’ 최신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퇴직 고위 판ㆍ검사는 모두 161명으로 법관 출신이 98명, 검사 출신이 63명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법관의 경우 대법관급 이상 8명, 법원장급 12명, 고법 부장급 5명, 지법부장급 31명, 판사급 42명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검사장급 이상 13명, 고등검사급 25명, 일반검사급 25명이었다.
특히 161명의 전관 중 142명(88.2%)이 퇴직 3개월 내 로펌 변호사로 영입된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판ㆍ검사들이 퇴직 후 곧바로 로펌행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로펌을 통한 전관예우 현상이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4년 9월~올 7월 변호사로 개업한 판ㆍ검사의 82.5%가 퇴직 전 6개월 안에 일한 근무지에서 개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근용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대부분의 전관들이 퇴직 3개월 내 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로펌을 통해 전관예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로펌들 중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전관을 영입한 곳은 김&장으로 32명에 달했다. 바른과 화우는 각각 17명, 로고스 16명, 광장 1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김&장 등 국내 4~5개 로펌이 전관 영입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평과 지성은 최근 5년간 퇴직 3년 미만의 전관을 단 1명도 영입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로펌행 퇴직 판ㆍ검사 수는 2002년 22명, 2003년 20명, 2004년 16명에서 지난해 44명, 올해 8월 현재 48명으로 지난해와 올해 영입자 수가 2002~2004년 연 평균 영입자의 2배를 넘었다.
참여연대는 순수 국내 변호사가 20명 이상 소속된 중대형 로펌 16개를 선정해 2001년 7월~올해 8월 판ㆍ검사 영입 실태를 분석했고 법무부ㆍ법원행정처 정보공개 청구와 대한변협의 자료 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