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난치성 간질 수술하면 뇌기능 회복"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교수팀 34명 분석<br>일상생활 지장없어…세계 첫 과학적 규명

뇌의 포도당대사가 현저히 떨어지는 부분을 파란색으로 표시한 영상(왼쪽)과 수술 후 뇌 포도당대사가 활발해진 부위를 노란색으로 표시한 모습.

약물치료에 의존해왔던 난치성 간질을 수술로 완치시키면서 장기간 발작에 의해 저하됐던 뇌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홍승봉(신경과)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난치성 측두엽 간질로 수술을 받고 완치된 3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의 뇌기능 상태를 추적, 분석한 결과 수술 후에는 뇌기능이 정상적인 수준까지 회복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질수술 후 뇌기능 회복을 세계 처음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으로 인정 받아 임상신경과학 학술지(Brain) 최근호에 발표됐다. 국내 난치성 간질환자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측두엽 간질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측두엽 간질 환자의 뇌활동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으로 측정, 수술 전후를 비교해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홍 교수팀은 수술로 간질발작의 원인 부위를 제거하면 반복적인 발작으로 악영향을 받던 전두엽, 두정엽ㆍ뇌간 등 뇌조직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수술 후 종합판단력, 인지능력, 감정처리, 운동능력 등이 일상생활에 장애가 없을 정도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측두엽은 기억을 관장하는 뇌부위로 측두엽 간질을 방치할 경우 기억력은 물론 주변의 뇌 부위에도 악영향을 미쳐 뇌기능이 전체적으로 저하된다. 측두엽 간질이란 대뇌 측두엽 안쪽에 위치하는 해마나 해마 주변의 뇌 손상으로 뇌세포의 흥분성이 높아져서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질병. 일반적으로 측두엽 간질은 다른 형태의 간질보다 항경련제로 잘 조절되지 않아 약물 치료율이 10~20%에 불과하다. 또 간질치료가 지연될수록 뇌기능 특히 기억력, 집중력, 종합적인 사고능력 등이 점점 저하된다. 국내의 경우 측두엽 간질수술의 완치율은 70~90%로 매우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뇌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간질 환자는 약4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60% 이상이 어떠한 치료라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홍승봉 교수는 “기존 약물만으로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 환자도 수술을 통해 뇌기능 회복과 완치가 가능하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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