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사상최대 규모로 단행되는 중국 공상은행의 기업공개(IPO) 등 중국은행의 잇따른 IPO와 지분매각이 아시아 증시의 외국인 매매와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달로 예정된 190억달러 규모의 중국 공상은행 IPO가 외국인 투자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면서 국내 은행주들의 수급상황과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규모 770조원에 달하는 중국 1위 은행으로 IPO 규모는 사상최대인 19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22일로 예정된 중국 초상은행의 IPO와 상하이 푸둥개발은행, 차이나민성은행의 지분매각 등을 포함해 앞으로 중국에서 쏟아질 은행주 물량은 280억달러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 아시아 은행업종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자금이 중국으로 쏠리게 될 개연성이 높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코스피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0.97% 하락한 346.1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은행주는 이달 들어 순환매 양상을 보이며 상승흐름을 타다가 7일부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국민은행은 전날보다 1,200원(1.5%) 하락해 7만8,9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신한지주(-0.46%), 하나금융지주(-0.24%) 등 다른 대형 은행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이틀 동안 외국인이 내다 판 은행주는 총 380억원 어치에 달한다. 김형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중국은행 상장 당시에도 자금이 대거 중국 증시로 몰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은행업종지수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세의 배경에도 대규모 중국 IPO에 대비한 자금확보 요인이 잠재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중국내 2위인 중국은행의 IPO 청약 당시에는 93억달러 규모의 기관 배정분 모집에 450억달러의 투자자금이 몰려들었고, 6월1일 상장을 앞두고 5월 한 달 동안 국내 은행업종지수는 11%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IPO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아시아 은행섹터 비중조정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10월 말이 다가올수록 해외 수급 악화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발 악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분석팀장은 “공상은행을 비롯한 중국 IPO가 대거 예정돼 있긴 하지만 외국인들이 관심 있는 홍콩증시에 상장되는 물량은 전체 IPO 규모보다 훨씬 작다”고 강조하고 “게다가 국내 은행주가 중국보다 저평가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을 붙잡아둘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은행주의 PBR는 1.8배에 달하는 반면 국내주는 1.3배 수준으로 중국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다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5월 중국은행 상장 당시와 달리 10월에는 세계 IT주 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뿐 아니라 기업은행ㆍ신한지주 등 국내 매각 물량까지 감당해야 하는 은행주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재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IPO가 국내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자금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라며 “내년 초까지 은행주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은 M&A 등 재료가 있는 종목에 투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