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조 中企 판로를 만들자] <상> 中企전용 홈쇼핑 적극 키워라

비싼 수수료 덫… 매진돼도 "헛장사"


중소 제조업체들이 판로 확보를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어제ㆍ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올 들어 국제 원자재 시세의 급등으로 물가가 치솟으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려는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 부담이 중소 제조업체로 전가돼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에 판매를 의존하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3회에 걸쳐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실과 바람직한 판로 확보 방안들을 정리해 보았다. /편집자주 중소 제조업체인 A사는 아이디어 상품 하나로 TV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린 알짜 중소기업이다. 매번 홈쇼핑 방송 때마다 2억~3억원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지만 정작 A사가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다. A사가 홈쇼핑 업체에 시간당 1억원 가량을 지불하고 진행하는 프라임타임(시청률이 높은 시간대) 정액방송 비중이 50%가 넘기 때문이다. 생산원가와 방송에 따른 각종 부대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 처럼 판로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TV홈쇼핑 채널의 수수료 인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국내 주요 TV홈쇼핑사들은 정액방송 수수료를 10~20%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액방송이란 홈쇼핑 판매 매출과 상관없이 시간당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가령 정액방송을 송출할 경우 1시간 동안 7,000만원 어치의 제품을 팔아도 홈쇼핑 업체에는 이미 약정된 수수료 1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차액 만큼의 손해는 고스란히 제조업체가 떠안게 되는 구조다. 정액방송 수수료는 프라임 시간대 기준, 시간당 1억~2억2,000만원에 책정되던 것이 그 동안 업계 관행이었다. 정액방송은 전체 TV홈쇼핑 방송의 30~4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적지 않은 중기 제품이 정액방송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이 판매금액 대비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정률방송을 진행할 경우 생산원가 및 각종 부대비용을 제하고도 7~8%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정액방송은 상품이 매진되더라도 수익이 남지 않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올해 TV홈쇼핑사들의 정액방송 요금 인상에 대해 국내 TV홈쇼핑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액이 늘며 불가피하게 정액방송 수수료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중소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각 TV홈쇼핑사들의 '황금채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기업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TV홈쇼핑사들은 황금채널 확보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채널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올해 상반기 TV홈쇼핑사들은 케이블TV사업자(SO)에게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를 자의반ㆍ타의반으로 20~30%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에따라 'TV홈쇼핑사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애꿎은 납품 중소기업들만 희생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브랜드 파워를 갖춘 중소기업에게만 적용되는 정률수수료 역시 불합리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홈쇼핑업체들은 대기업 제품에 7~15%의 판매 수수료를, 중소기업에는 33~38%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중간 유통업자들을 통해 제품을 홈쇼핑사에 납품하고 있는 만큼 유통수수료(10%)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수료는 47~48%까지 치솟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내년 개국을 앞두고 있는 중기전용 홈쇼핑채널사업자인 '홈앤쇼핑'에 거는 업계의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앤쇼핑이 지난 2001년 중기전용 홈쇼핑으로 출범했다가 대기업에 매각됐던 우리홈쇼핑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무차별적 이익 추구 보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확대 및 지원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맞춰 운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