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강만수의 강변

"금융위기로 747공약 폐기… MB노믹스 실패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을 설계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747공약이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22일 산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열린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축사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은 한마디로 '카지노 자본주의'"라며 "우리나라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고 현 정권의 비전이었던 747 공약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747공약은 강 회장이 주도해 만든 이명박 정부의 경제공약으로 임기 내 7%대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 달성을 목표로 했다.

강 회장은 2007년 대선 당시 일부 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47공약을 밀어붙였다.


강 회장은 현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성장을 통한 증세가 감세정책의 본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부자 감세'라는 잘못된 꼬리표를 달았다"며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정책 철회를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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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옹호론자로 유명한 강 회장은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해 "'정부는 과도한 환율 변동을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데 합의가 있었다"며 "이는 '환율주권'에 대한 우리의 구상이 G20에서 채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깥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공을 말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말한다.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MB노믹스가 실패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했다.

강 회장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아전인수격 변명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747공약이야말로 그럴듯한 단어로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었다는 것이다. 또 감세를 통한 세수증대는 '감세' 정책을 추진했던 미국 레이건 정부 당시 실패한 모델이었음이 입증됐다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지적이다.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이명박 대선 후보의 캠프에 속한 학자 그룹 사이에서 "747공약은 경제의 기본을 무시한 과도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한편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공동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위험도가 올해 3~4월 상대적으로 높다"며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된데다 최근 프랑스ㆍ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주요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신 차관은 또 정치권에서 봇물처럼 터지는 복지공약과 관련, "선거를 앞두고 저축은행특별법 제정 논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론, 재원조달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복지정책 등 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장이 마구 나타나고 있다"며 "어느 길이 정도인지 경제학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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