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대를 한껏 모았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발사가 중단됐지만 크게 실망할 일만은 아니다. 발사 후 폭발이나 우주궤도 진입 등 실질적인 실패 사례가 아니라 카운트다운 과정에서 중단됐기 때문에 언제든 발사를 재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행 중 다행인 상황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등 우주산업 강대국들도 발사 도중 문제점이 발견돼 중단 혹은 연기한 사례가 흔하다.
과거 위성발사에 나섰던 국가들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2%로 성공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을 제외하고는 옛 소련과 미국 등 11개국 가운데 단 3개 국가만이 첫번째 시도에서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위성발사 실패 원인으로는 추진시스템 문제(66.2%)가 가장 많았으며 발사체 분리, 항공공학적 문제, 비행체 구조결함 등이 뒤를 이었다. 발사궤도 주변에 예상되지 않았던 비행체가 출몰할 경우에도 급히 중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나로호 발사 연기와 관련해 “문제점 발견으로 중단 혹은 연기되는 사례는 우주선진국에서도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는 2009년 6월13일 연료주입 지상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취소됐다. 나흘 뒤 6월17일에 재발사를 추진하던 중 동일한 문제가 다시 발생해 발사가 또 취소되는 등 총 6회나 연기된 적이 있다.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 5호 로켓은 2004년 7월12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나흘 연기된 뒤 다시 기상사정과 또 다른 이상 상황으로 각각 하루씩 총 세 차례 발사일정이 연기됐다.
인도의 정지궤도위성발사체(GSLV)는 2001년 3월28일 부스터액체엔진의 오동작을 자동제어 시스템에서 감지해 발사 1초 전에 발사가 중단됐다. 이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에도 발사 카운트다운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다 이륙 15초 전 갑자기 정지됐다. 일본 H2A 로켓은 2003년 9월27일 로켓 자세계측장치(관성센서 유닛) 전압변환기의 동작이 불안정해지면서 오신호가 발생해 발사 직전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