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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중국 경기의 경착륙,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장 중 한때 2,000포인트를 뚫고 올라갔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33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코스피지수도 최근 3년간 갇혀있던 박스권 상단(2,060포인트)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대감의 근거는 최근 들어 매수 행진을 재개한 외국인이다.
◇코스피지수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장 중 2,000포인트 돌파=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27포인트(0.26%) 오른 1,997.25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장 초반 2,001.26 포인트까지 오르며 올해 첫 거래일이던 1월2일 이후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전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대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1.05% 오른 데 힘입어 전기ㆍ전자업종이 1% 넘게 뛰었고 운수창고(1.33%), 전기가스업(0.96%)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지수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339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지난해 10월23일 5,920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후 가장 큰 금액이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3조원 이상 내던졌던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며 총 1조5,11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기조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데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에도 초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글로벌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발표된 중국의 3월 제조업 PMI지수가 전월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50.1보다 높은 50.3으로 발표되면서 중국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3년간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던 유로존 리스크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유입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역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로 기대감이 확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진국 증시의 가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이끌 수급 주체가 외국인이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외국인이 사들이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양 센터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대형주들이 지수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중국 경기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그동안 주가가 많이 빠졌던 소재와 산업재업종 내 대형주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선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6,54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밖에 현대차(2,900억원)와 기아차(1,132억원), 신한지주(811억원)도 외국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스권 돌파 변수는 1·4분기 실적=1·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치가 추정치를 밑돌 경우 지수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8일 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1·4분기 잠정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8조4,43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지난해 4·4분기보다 1.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해서는 3.83% 줄어든 수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8,000억원 수준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나온 후 현재 8조4,000억원대까지 눈높이가 낮아졌다"며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1·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경우 코스피지수 역시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