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머징마켓 자금 이탈 비상

달러 초강세…유로화 대비 1년만에 최고치<br>최근 3개월간 295억弗…13년만에 최대규모<br>强달러 장기화땐 금융위기 발생할 가능성 커져


미국 달러화 가치가 1유로당 1.4달러의 심리적 저지선을 무너뜨리며 가파르게 오르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마켓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이머징마켓의 주식 및 채권을 팔고 강세 통화인 달러 자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이머징마켓 국가 가운데 약한 고리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유로당 1.3933달러까지 떨어져 달러 가치가 지난해 9월18일 이후 1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화가 유로에 대해 강세를 보인 것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유로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3%로 낮추는 등 유럽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주요 국가 통화 전반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 지수는 80.16을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RBC캐피털매니지먼트의 슈 트린 외환담당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 주변의 환경이 모두 달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는 이달 중 유로당 1.38달러까지 가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이머징마켓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이머징마켓의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은 295억달러로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데이터제공업체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이달 8일 하루에만 1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이머징마켓 자금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 하루 유출규모로는 가장 큰 것으로 사실상 사상 최대다. FT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이머징마켓 금융시장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탈출구로 몰려들고 있다”며 “상품가격 약세와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지정학적 우려감이 상존하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이들 시장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고 국채 수익률은 2005년 중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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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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