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조만간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을 경질할 방침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그러나 권 보좌관은 이를 부인하며 외부압력 개입을 시사해 참여정부 외교안보라인 내 권력투쟁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보좌관 교체설에 대해 노 대통령께서 결정된 바 없다고 말씀하셨다”면서도 권 보좌관의 사퇴설을 강력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 보좌관은 “그런 일 없다”며 자신의 사퇴설을 일축한 뒤 불쾌한 표정으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 보죠”라고 말했다.
권 보좌관의 경질설은 그의 입지가 최근 크게 좁아지면서 흘러나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정부 외교안보팀장으로서 사실상 통일부총리 역할을 맡은 데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직,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외교안보팀 정책조율사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자 권 보좌관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약화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권 보좌관은 지난 1월30일 라종일 전 보좌관 후임으로 임명된 후 7개월여간 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해왔다.
특히 전주고 출신으로서 정동영 장관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모 인사가 권 보좌관 후임으로 거론돼 외교안보라인의 역학구도 변화를 바라는 세력이 권 장관 사퇴설을 흘린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