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대치 은마 재건축 또 삐걱

주민, 단지 관통 폭15m 도로 계획 폐지요구<br>적어도 1년이상 사업 지연될 가능성 높아져



"단지 한복판에 폭 15m짜리 자동차도로를 뚫는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이모씨) 서울 강남권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로 통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정비사업에 '빨간등'이 켜졌다. 이 단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정비계획안을 다시 짤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1년 가까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강남구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말부터 주민을 상대로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 폐지 요구 서명'을 받고 있다. 도로가 들어서면 ▦아파트 대지면적이 6,688㎡ 감소하고 ▦단지 내로 우회 차량이 진입해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데다 ▦중앙부에 랜드마크 타워를 짓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추진위 측 설명이다. 이 단지를 통과하는 도로 신설 계획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7월. 정비계획수립업체로 선정된 건축설계사무소가 마스터플랜(조감도)을 내놓은 후다. 설계 용역을 맡고 있는 윤혁경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 대표는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상 통경ㆍ녹지축 확보를 위해 도로를 뚫는 설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기본계획에는 서울 내 모든 재개발ㆍ재건축 예정구역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기초 구상이 담겨 있다. 한마디로 서울시의 기본계획이 바뀌기 전에는 설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추진위가 주민 동의서를 걷고 있는 것도 이 기본계획을 뜯어 고치기 위해서다. 강남구의 한 관계자는 "주민의견의 취합되는 대로 기본계획 변경안을 만들어 시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변경안이 시에 들어가면 서울시 자체심의, 주민공람,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민들의 변경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도 불투명하지만 설령 기본계획이 바뀐다 해도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후 기본계획을 반영해 다시 설계안을 짜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년가량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셈이다. 현재 추진위 단계인 은마아파트는 설계안이 확정된 후에야 조합설립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 대치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주민 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대1재건축으로 할 지 소형주택의무비율을 적용할지도 정하지 못한 마당에 도로에 따른 사업 지연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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