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중은행 주총 앞두고 금감원 '낙하산' 논란

국민·외환·씨티·대구은행 등 임원급 내정

금융감독원 인사들이 최근 시중은행의 감사 등 고위임원으로 잇따라 내정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금감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씨티은행, 대구은행은 최근 내부적으로 금감원 인사들을 감사위원 등 임원급으로 영입하기로 내정하고 이달말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신설한 임원급 자리인 검사본부장에 금감원에서 퇴임하는 모지원장을 내정하고 오는 18일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이 은행이 금감원 인사를 임원급으로 받아들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이헌재 사단'의 일원으로 금감원에서 `우먼파워'를 이끌고 있는 최명희(52) 국제협력실장을 신임 감사위원으로 내정하고 오는 28일 주총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서울 출생으로 경기여고와 연세대를 나온 최 실장은 여성 검사팀장으로 능력을인정받아 작년 4월 검사전문역에서 국제협력실장으로 발탁됐으며 작년말 금감원 사상 두번째 여성 부원장보 물망에 오르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이성희 현 감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길영(53) 금감원 국장을내정하고 오는 30일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이 전 국장은 경기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금감원 감독총괄국장, 비은행감독국장 등을 지냈다.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감사추천위원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박영대 감사 후임으로 허병준(48년생) 금감원 감독관을 신임감사로 추천, 오는 25일 주총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강릉고와 고려대를 나온 허 감독관은 금감원에서 검사1국 팀장 등 검사팀장을주로 지내다 최근 검사지원국의 파견감독관으로 재직해왔다. 영국계 다국적 금융기업인 SCB가 대주주인 제일은행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현로버트 코헨 행장의 후임으로 외국인 행장을 임명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계에서는 금감원의 오갑수 전 부원장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흥은행은 작년 3월 주총에서 금감원 국제협력실장을 지낸 유지홍(56) 감사가선임돼 재직중이다. 하나은행은 환란후인 1999년부터 2년간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제3심의관과 기업구조조정 정책팀장을 지냈고 `이헌재 사단'의 핵심멤버로 분류되는 서근우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오는 28일 주총에서 부행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감독기관에 대한 `로비스트'가 필요한 은행과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는 금감원의 입장이 맞아 떨어진 결과지만 공공업무를 수행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퇴직후 곧바로 감독대상 기관으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생 금융감독 업무를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일선 금융기관에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금감원 인사가 내려간다고 특정금융기관을 잘 봐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구조조정으로 능력있는 내부 인사들을내보내면서 금감원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각종 금융감독과 검사 등에서 아무래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금감원 `낙하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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