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 오는 2025년 국내 의사 수가 적정 수준 대비 최대 16만명까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가 작성한 '적정 의사인력 및 전문 분야별 전공의 수급체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의과대학 정원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국내 의사 수가 적정 수준에 비해 2020년에는 7만~8만명, 2025년에는 10만명 이상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현재 의대 정원을 유지할 경우 활동 의사 수가 2010년 8만5,216명에서 2025년 11만3,714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사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 이용량은 최근 5년간 평균 7.83%씩 증가했으며 이 경우 2025년 의사 수요는 27만4,228명으로 추정된다. 공급과 수요 차가 16만명에 이르는 셈이다.
연구소는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입학 과잉규제 등을 개선해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3,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연구를 수행한 정형선 교수는 "의대 정원이 줄어들며 2010년 의대 전체 졸업생 수가 전년보다 22% 급감한 2,688명에 그쳤다"며 "2003년 시작된 의대 정원 감축의 충격이 6년 뒤 나타나고 있는 셈인데 의사인력 공급은 10년에 걸쳐 이뤄지므로 중장기 수요를 상시 모니터링해 정원 증감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이미 초과 공급 상태며 2020년에는 '초과잉' 상태가 우려된다며 오히려 의대 정원을 감축하자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복지부에 제출한 '2013학년대 의과대학 입학정원에 대한 의견'에 따르면 지난 2000~2010년 인구가 7.5% 증가하는 동안 의사 수는 40% 늘어났다. 증가 속도가 5배 가까이 빠르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적정 의사 수가 어느 정도냐에 대해서는 계층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취약지의 특정 전공 의사 수가 부족해지고 고령인구의 의료 이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적정 의사 수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