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채널…주문형 비디오…쌍방향 서비스…<BR>태광MSO·CJ·HCN등 속속 전국 디지털방송 개시<BR>월 2만원 높은가격·부정적 인식 등 걸림돌 지적도
|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케이블TV방송국(SO)들이 디지털 전환준비를 마치고 속속 시청자들에게 디지털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ㆍ동작지역 SO인 HCN의 디지털주조종실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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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첫 디지털케이블 상용서비스인 CJ케이블넷의 ‘헬로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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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가 넘는 TV 채널이 쏟아진다. 너무 많다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 리모콘 버튼 하나만 누르면 프로그램가이드가 편성표와 하이라이트를 보여줘 원하는 프로그램 정보를 아무때나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원하는 최신 영화를 마음껏 골라 비디오처럼 볼 수 있는 건 기본.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입은 옷도 버튼 하나로 주문할 수 있다. 공과금 처리나 주민등록 등ㆍ초본 발급도 해 준다. TV를 보다가 다른 시청자와 쌍방향 게임까지 할 수 있다. 케이블TV가 ‘디지털 날개’를 달고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케이블 전국확대=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19개 SO(System Operaterㆍ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80여개가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를 완료하고 있다.
국내 SO 중 처음으로 서울 양천구에서 디지털케이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CJ케이블넷은 북인천에 이어 1일부터 부산, 경남지역 디지털방송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계열 SO인 HCN 역시 1일부터 서울 서초ㆍ동작과 청주 등에서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 최대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자인 KDMC도 1일 시험방송을 선보였다. 국내 최대 복수SO(MSO)인 태광MSO가 출자한 KDMC의 사업 개시로 서울 강서와 안양, 안산, 대구 등 태광 계열 SO들이 전국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지역 최대 MSO인 씨앤앰 역시 연말게 디지털 본방송을 시작하는 등 명실상부한 본격 디지털케이블 시대가 막이 오를 예정이다.
◇똑똑해지는 케이블TV=디지털 케이블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채널 수가 지금보다 대폭 많아진다는 것. 현재 30~80여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SO망에 꼽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PP들로서는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기회가 많아진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TV 화질 역시 혁명적으로 진화한다.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과 지상파 일부 프로그램이 디지털고화질(HD)방송을 하고 있지만, 국내 전체가구 중 80%(1,200만가구) 이상이 케이블TV를 시청하는 현실에서 디지털케이블은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HD화면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 역시 디지털의 옷을 입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리모콘 버튼 하나로 TV편성표와 하이라이트 제공은 물론, 쌍방향 광고와 요리, 운세, 교통 등 각종 데이터방송도 즐길 수 있다.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본격화돼 원하는 영화 등을 1편당 500원 가량으로 결제해가며 볼 수도 있다.
◇빠른 보급 가능할까=디지털케이블 보급의 관건은 서비스가격. 각 SO들은 월 1만8,000~2만 5,000원대 가격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은 월 5,000(보급형)~1만7,000원(기본형)을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아날로그 가입자 가운데 1,000만가구 이상이 보급형에 가입된 걸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4배 이상 서비스 요금이 오르는 셈이다.
SO들은 ‘고급형’으로 인식시켜 시청자들에게 첨단 서비스로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강남케이블TV의 경우, 고급화 전략으로 3개월여만에 3,500가구를 확보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CJ케이블넷이 양천, 인천 등에서 5,800가구를, 드림시티가 1,000가구 등을 확보했다. SO들은 일단 비싼 가격을 내는 기존의 기본형 가입자를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30만가구 확보를 목표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가격 저항은 여전히 높다. 월 5,000원 수준의 보급형 서비스가 없었던 95~99년 월 1만5,000원을 오롯이 내고 케이블TV를 시청한 가구는 140여만 가구에 불과했다. 현재의 1,200만 가구 중 1,000만 가구 이상이 보급형 개시 이후 확보한 가입자인 셈이다.
케이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역시 빠른 보급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올 초 CJ케이블넷이 첫 상용화서비스를 실시한 뒤 전국적으로 디지털가입자는 고작 1만가구. 채널수가 100여개로 늘어난다지만 대부분의 PP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가입자들이 그렇게 많은 채널을 원할 지는 업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방ㆍ통 융합서비스로 KT, 하나로 등 거대 통신사들이 속속 방송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영세한 케이블 업계엔 위협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