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정집까지 시위장소가 돼서야

㈜코오롱 노조원들이 회장 자택까지 담 넘어 난입한 사건은 우리나라 노조의 과격 시위를 상징적으로 말해 줄 뿐 아니라 춘투의 계절이 다가옴을 예고하고 있다. 그것도 새벽에 거실 통 유리창을 깨고 쳐들어간 것은 아무리 이유가 정당해도 납득할 수 없다. 민주노총이 4월3일 파업을 예고하는 등 춘투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대화 보다 이 같은 과격시위가 춘투의 흐름을 지배할까 걱정스럽다. 회장 가족들이 잠을 자고 있을 수도 있는 시간에 담 넘어 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 것은 도를 넘어선 행위다. 코오롱 노사는 지난해 2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임금 15% 삭감과 509명을 명예퇴직 시키기로 하는 구조조종에 합의해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번 과격시위로 물거품이 됐다. 사측이 합의사항에 없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는 것이 노조가 회장 집까지 쳐들어가는 과격시위의 빌미가 됐다. 적대적 노사관계는 우리나라 노조운동의 가장 큰 병폐다. 파이넨셜 타임스(FT)는 적대적 노사관계는 한국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가이미지까지 손상시킨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화 보다 파업을 우선하고 자사제품의 불매운동까지도 서슴지않는 것이 우리나라 노조운동의 실태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 이번 코오롱 회장 집 난입사건이란 점에서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화물연대의 4월3일 파업예고로 물류대란이 우려되는 속에 철도노조의 정비거부로 경부선 새마을 및 무궁화호가 감축운행에 들어갔다. GM대우와 기아차의 노사대립과 철도노조 재파업 움직임 등도 심상치 않다. 이처럼 춘투의 불안은 높아지는데 대화를 하려는 노사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코오롱 회장 집 난입사건도 대화 부재가 몰고 온 파행이다. 원고ㆍ고유가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대적 노사관계, 특히 과격시위를 앞세우는 노동문화는 노사는 물론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오롱 노사는 감정을 억제하고 대화의 자리에 나서 이번 춘투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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