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부터 내년 예산안을 심의하는데 4대강 사업은 치수(治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치산(治山)까지 같이 해야 합니다. 특히 공기업, 복지 전달체계, 사회간접자본(SOC) 등 각 분야에서 누수를 철저히 점검하겠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이종구 의원은 20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지구온난화 추세에 대응해 수종 개량 등 산림녹화에 나서 치산을 통해 치수를 해야 한다"며 "치산은 지류ㆍ소하천 주변에서 많이 이뤄지는 만큼 (4대강 본류보다 지류ㆍ소하천 정비를 강조하는) 야당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갑 지역구인 그는 또 "4대강 예산도 야당과 충분히 대화해 일부 보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으로 168조원의 공적자금 투입 규모와 용처를 결정했던 이 의원은 "당시 나랏돈을 아껴서 써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내년 예산에서 한 푼도 새는 돈이 없도록 철저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경제 창달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충 지원 ▦저출산ㆍ고령화 대처와 복지 수요 충족 ▦재정건전성 확보 등 양립하기 어려운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국회에서 열리는 각종 경제 관련 세미나에 꼭 참석하는 이 의원은 우선 "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들의 선진화가 물거품처럼 됐는데 실질적으로 실패해 아쉽다"며 공기업 예산에 대한 꼼꼼한 심의를 다짐했다.
또한 SOC 중 도로ㆍ공항ㆍ항만 예산은 재점검해 중복투자를 막는 대신 철도는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특혜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요청해 관철시킨 이 의원은 "필요하면 (공기업 감사를 늘 하는) 감사원과 협의해 공기업의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6선이었던 고 이중재 전 의원의 아들로 국세청에서 근무한 적도 있는 이 의원은 재정건전성을 위한 세수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적정한 세수 확보 차원에서 최근 태광그룹을 비롯해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상속ㆍ증여세 포탈을 막고, 오는 2012년부터 고소득자의 최고세율을 인하하도록 돼 있는 것도 철회하고, 필요하면 일부 증세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부세는 현 수준에서 과세하되 지방세로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선 의원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인 이 의원은 "현 정부를 비롯해 6~7년 전부터 고환율정책이 유지돼 대기업이 130조원의 수혜를 거뒀다"며 "협력업체와 중소기업, 중산층과 서민에 혜택이 돌아가고 물가안정과 일본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감안해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11월11~12일)를 앞두고 의장국으로서 선제적으로 환율 절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달러를 대거 풀어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외환보유액의 달러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그의 단골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