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주변 ‘경고음’ 불구 추가 하락폭 크지 않을듯

낙관론이 팽배했던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시장을 이끌던 외국인들 마저 한달 만에 2,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로 인해 종합주가지수도 3일 연속 하락해 750선마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단기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외국인의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이와 관련,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내놓고 최악의 경우 지수가 6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승 모멘텀이 둔화된 데다 그 동안의 랠리에 따른 피로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중기 상승추세는 살아있다”며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40선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시장이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력이 유지되는지를 관찰하면서 기술적 분석상 이중천장형 패턴이 하락추세를 예고하는 `M`자형을 그릴지, 상승추세를 예고하는 `W`자형을 그릴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지수 추세상 `W`자 패턴으로 가려면 추가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720~730선 이하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한달 만에 2,000억원 가까이 순매도=24일 종합주가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들이 하락하며 전일보다 5.97포인트 떨어진 748.17포인트에 마감됐다. 전일 시장 하락의 주범이 프로그램 매물이었다면 이날 시장을 밑으로 끌어내린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1,976억원을 매도해 지난 9월23일 2,014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한달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을 내다팔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선호 종목인 삼성전자ㆍLG전자 등과 LG카드 등 금융주들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을 1,596억원, 금융주를 29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전일에 이어 이틀째 2,000억원 가까이 사들여 지수 급락을 이용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계, “65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외국계를 중심으로 한국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이날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이승훈 JP모건증권 상무는 “한국증시의 급락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800을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나 최악의 경우 65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특히 “현 지수대는 내수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 및 수출 모멘텀 등이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며 “소비회복이 예상보다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국내 투자자의 시장참여 징후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수출 모멘텀의 경우 내년 1ㆍ4분기까지의 예상치가 이미 지수에 반영된 반면 추가상승을 위한 수출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게 지금 주식시장의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일에는 모건스탠리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기존 14.3%에서 17.3%로 올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경고 사인 속 740선 지킬지 여부 관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문가들의 의견 및 전망도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전일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미국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등 전세계 증시가 그 동안의 랠리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지수 측면에서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곳곳에서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환율까지 덩달아 급등락하며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져왔는데, 금리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을 갖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성 한국투자증권 투자분석가는 그러나 “일단 기술적 지지선인 740선을 확인한 만큼 단기적인 하락압력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글로벌 펀드의 유동성으로 보면 외국인 매도는 심리적인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조정이 나타날 경우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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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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