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토건은 최근 수원 권선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아파트 광고모델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해 고민이다. 모델인 송모씨가 대부업체 광고 출연을 중단하거나 회사 측이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본사 방문 등의 항의를 하겠다고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했지만 이미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였다. 건설업체들이 연예인 광고모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기 연예인만을 선호하다 보니 모델이 바닥나 신규 섭외가 힘든 상황이고 잘나갈 때 많은 돈을 주고 계약했다가 이후에 별다른 활약이 없는 경우도 빈번하다. 구설수에 휘말려 오히려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들어 TV 광고를 거의 중단한 상태다. 기존 모델인 장서희씨의 계약기간이 지난해 말 끝났지만 이후 아직까지 후속 모델을 선정하지 못해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 S씨를 모델로 낙점했으나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라며 “빅 모델들의 겹치기 출연이 많아 모델 선정이 쉽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SK건설도 모델 지진희ㆍ윤정희와 재계약을 포기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모델 없이 기업 이미지 광고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씨가 드라마 ‘대장금’으로 주목을 받았고 윤씨 역시 지난해 일일드라마를 통해 지명도가 높아졌지만 큰 활약이 없다는 분석에서다. S사는 몇 년 전 모델로 기용한 C씨가 이혼을 하면서 회사 이미지를 실추했다고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S사 외에도 광고모델의 음주운전ㆍ폭력 등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로 고민 중인 건설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A건설의 한 관계자는 “큰 활동 없이도 꾸준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이영애(GS건설)ㆍ김남주(대우건설)ㆍ배용준(경남기업) 등을 잡고 있는 회사는 운이 좋은 경우”라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한편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아파트 광고모델로 나선 연예인들에게 아파트 분양가의 거품을 빼기 위해 출연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이 모델로 나서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아파트를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유명 연예인을 광고시장에 끌어들여 연예인 몸값을 높이는 데 한몫한 업체들로서는 결국 ‘모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충수에 빠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