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박체제」조화 정상화 관건/진임회장 체제 출범 기아 과제는

◎노사안정 정착·판매량확대 최우선 과제/공기업형태 유지·아시아자 처리도 부담기아그룹의 5대회장으로 진임회장이 6일 취임했다. 기아그룹은 소유경영의 분리, 전문경영인 회장체제 등 기존의 특별함에 「국내기업 최초의 외인부대 회장」을 더하게 됐다. 진회장·박제혁사장 체제의 기아호는 기업규모를 비롯, 부도유예 협약이후 우리경제에 미친 파장 등 여러면에서 관심을 끌만 하다. 기아의 정상화는 분명 제2의 신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아의 규모나 노조성향, 배타적 문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진·박체제가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넘어야 할 5대과제를 통해 기아호의 향방을 점검해본다. ◇진회장과 박사장의 역할=진회장은 『결정된 사항에 대한 집행은 박사장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대로 「외부 진회장­내부 박사장」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 하지만 회장에 추대됐고, 조기경영정상화라는 목표의 달성과 관련, 진회장의 역할은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최대 관심사는 인사권문제다. 임박한 임원정기인사는 첫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진회장은 경영에 너무 깊이 관여할 경우 기존 구성원들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고, 자율에 맡길 경우 기아부실요인을 방치하는 측면도 있다. 이의 조화는 「진회장 체제」 및 기아의 운명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 관리직 사원들의 입장=간부나 임원들은 진회장의 합리성과 경륜에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와 사원들의 입장은 좀 다르다. 당초 진회장 체제에 반대입장을 표명하려다 경영진의 설득으로 이를 취소한 적이 있는 것은 이런 사정을 잘 설명해준다. 이들은 아직 전폭적인 지지나 반대 등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지켜보겠다는 것. 특히 노조는 진회장이 노동부장관 재직시 정책결정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이는 기아노조가 자동차연맹이나 민주노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폭지지」를 주저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시아자동차의 향방=채권단의 기본방침은 제3자 매각이고 기아는 아시아와 합병하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노조와 광주시민단체 등은 채권단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진회장은 이와관련, 『양측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는 어떤 형태로든 조기에 매듭을 지어야할 문제. 이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 진회장 체제는 상당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치열한 경쟁과 판매확대=기아정상화의 관건이다. 기아는 국내외 판매시스템이 많이 훼손됐다. 게다가 전반적인 판매부진에서 현대·대우 등 경쟁업체들은 「공기업 기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만큼 견제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자명한 일. 얼마나 조속히 판매를 안정시키느냐는 진회장 체제의 성패를 가늠하는 최초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체제 유지=제3자 매각문제가 돌출되면 현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기아의 미래는 휴화산으로 화산의 폭발을 가져올 기폭제는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결정타가 바로 제3자매각 문제. 이와관련, 진회장은 『기아가 자동차전문기업으로 재도약하는데 정부와 채권단이 지원한다는 점을 고건 국무총리로부터 확약받았다』고 말해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경우 이같은 의지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박원배·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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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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