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분기 노동생산성지수 첫 200대 돌파

◎감량경영따라 인력투입 줄어/자동화 등 불구 노동강도 크게 높아져/「생산성」 근거 임금인상요구 거세질듯근로자와 근로시간 등 노동투입량에 비해 얼마나 많이 생산했는가를 나타내는 노동생산성지수는 기업의 고용환경과 경영실적을 반영한다. 때문에 이 지수는 임금산정과 고용합리화, 근로시간의 효율화 등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기업은 노동생산성을 기준으로 현재의 설비자동화 정도가 바람직한가, 근로자 배치는 적정한가를 결정한다. 또 생산성에 비춰 현재의 근로시간이 효율적인가도 판단한다. 그러나 근로자는 노동생산성에 비례해 임금인상을 요구한다. 기업인이나 노동계가 노동생산성지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동생산성지수는 지난 95년 1백66.4에서 지난해 1백88.0으로 13.0% 증가했다. 또 올 1·4분기에도 2백4.5를 기록했다. 기준년도인 90년 이후 처음으로 2백을 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 높아졌다. 최근 노동생산성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산출량의 증가라기보다 노동투입량의 감소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지난 1·4분기만 보더라도 산출량이 7.1% 늘어났지만 노동투입량은 오히려 5.5%나 감소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기업들은 최근 경기하강 속에서 감량경영과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가동률을 줄이는 등 초과근로시간을 단축했다. 명예퇴직 등을 통해 기업을 떠나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면서 1·4분기 실업률이 3.1%에 달했다. 근로인력 감소와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소폭이나마 산출량이 증가한 것은 단위시간당 근로자의 노동강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노동생산성의 꾸준한 상승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영합리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며 근로자들은 노동생산성에 비례한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생산성과 명목임금의 인상률을 비교 분석하면 노동계가 앞으로 노동생산성에 비례한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7년부터 95년까지 연평균 명목임금 인상률(16.1%)은 노동생산성 증가율(11.1%)보다 5.0% 포인트 높았다.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평균 임금상승률(13.7%)은 노동생산성 증가율(10.6%)보다 3.1% 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 전산업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1백36만7천5백1원으로 전년보다 11.9% 높아졌고 노동생산성은 전년대비 13.0% 높아졌다. 따라서 지난해 노동생산성 상승률이 최초로 임금상승률을 1.1% 포인트 앞질렀다. 지금까지 임금인상률이 노동생산성을 앞섰을 때 사용자들은 노동생산성에 비례한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노동계는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정도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제 노동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임금인상률을 웃돌면서 노동계의 입장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산하 노동경제연구원 양병무부원장은 『올해 경총은 임금 동결을 주장했지만 한국노총은 11.2%, 민노총은 7.6∼13.6%의 인상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멀지않아 노동생산성에 기초한 임금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노동생산성에서 자본기여분을 빼야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노동생산성 산출방식에 따르면 산출이 순수한 노동투여 뿐아니라 사용자의 생산설비 자동화 투자에 의해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근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사용자와 노동계에는 엄청난 영향을 준다. 지난해 노동생산성지수가 임금인상률을 능가하면서 지난해까지 매년 분기마다 발표하던 노동생산성지수를 올 1·4분기에는 공식발표없이 쉬쉬하고 있는데서도 잘 드러난다.<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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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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