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가토, 주도권을 쥐다

제2보(21~44)


흑21은 시급한 자리. 여기서 백22로 들여다보고 26으로 모양을 갖춘 수순이 백전노장 가토의 경륜이었다. 흑25로 날아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이 흑대마는 안형이 빈약하므로 언제 백의 맹공격을 받게 될지 불안한 처지이다. 흑27. 당연해 보이는 이 벌림도 책략부족이었다. 참고도1의 흑1, 3으로 두는 것이 현명한 구상이었다. 가토는 즉시 28로 붙여 난전을 도모했는데 하변의 흑이 아직 완생이 아니므로 장쉬는 좌상귀에서 마음껏 싸울 수가 없는 상태. 백44까지 가토는 좌상귀의 흑을 중복형으로 만들면서 좌변을 큼직하게 키우는 데 성공했다. “백의 권도에 휘말렸다. 가토선생의 전투 감각은 과연 일품이었다.”(장쉬) 상식적인 절충이라면 참고도2의 흑1 이하 5라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 흑은 그렇게 둘 수가 없다. 백6 이하 12로 두는 수단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흑 2점을 수습해야 하는데 하변의 흑도 박약한 터이므로 자칫하다가는 양곤마로 호되게 몰릴 것이다. “가토선생은 왕밍완 선생과는 또 다른 강미가 있다. 두분 모두 무시무시한 힘바둑을 구사하는데 펀치력은 왕밍완 선생이 더 센 것도 같지만 크게 압박해오는 압력은 가토선생이 더욱 고급인 것 같다. 싸움의 리듬을 휘어잡는 고도의 테크닉은 정말 멋졌다.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가토선생에게 배웠다.”(장쉬)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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