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뉴 SK 경영체제`를 발진시켰다. 이번 새 경영진 구축은 최 회장이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데 이어 SK사태 1년여만에 재기에 성공한 것을 선포하는 셈이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ㆍ텔레콤ㆍ네트웍스ㆍ건설ㆍ해운ㆍ가스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측근 인사들로 채웠다. 또 그룹 지주회사인 SK㈜도 19일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 투자회사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에 직계 인사들을 내정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우선 분식회계가 발생한 SK해운 대표이사의 경우 자신의 모교인 시카고대 출신의 이정화 상무를 전무로 승진ㆍ교체했고, SK사태의 진원지인 SK네트웍스 사장에는 직접 발탁한 정만원 사장을 채권단에 추천했다.
SK건설도 문우행 사장 후임으로 최 회장 구속 당시 구조조정본부장 대행을 맡았던 손관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또 주식스왑 등으로 자신과 함께 기소된 윤석경 SKC&C 부사장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ㆍ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ㆍ인사ㆍ기획담당 임원들을 최측근 및 옛 구조조정본부 인사들로 물갈이했다.
계열사간 구조조정을 맡는 SK㈜투자관리실장에는 시카고대 출신의 박영호 부사장(SK 경영경제연구소)을 선임했고, 구조본 재무팀장 출신인 조기행 연구소 연구위원도 합세시켰다. 새 CFO에는 최상훈전무(윤활유사업부장)를, 유정준 CFO 겸 경영지원부문장은 해외사업부분장으로, 최광식 투자관리실장은 석유사업물류본부장으로 이동 배치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김창근 SK㈜ 사장,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 `전문경영인 3인방`은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 와중에 자연스레 경영일선에서 퇴진, 최 회장 직할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근 전 SK㈜ 사장은 SK케미칼 부회장에 내정됐고, 이사직에서 물러난 황두열 부회장은 향후 3년간 SK㈜ 상임고문으로 재직하게 된다.
SK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더욱 거세질 소버린과 경영권 쟁탈전에 대비, 최 회장이 `뉴(New) SK`의 면모를 직접 경영일선에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욱기자,손철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