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3개월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해외펀드에 기관 자금은 오히려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자금 성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 상위 펀드 10개 중 6개가 기관 전용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주식 1ClassI’에는 492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삼성CHINA2.0주식종류형자 1_Cf’ ‘미래에셋코친디아포커스7주식 1ClassC-I’ 등에도 4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에도 ‘Class F’로 석 달간 42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I형ㆍF형 등으로 분류되는 기관 전용펀드는 기관의 뭉칫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반 개인 대상 펀드와는 다른 수수료체계를 적용받는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펀드자금이 다시 펀드에 투자되는 경우도 있고 연ㆍ기금 등 기관에서 대안투자 성격으로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자금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지금처럼 개인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시기에 기관들의 뭉칫돈이 해외펀드로 유입될까. 업계에서는 과거에도 이 같은 현금 유입이 있었지만 최근 펀드시장이 워낙 위축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한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기관 자금의 경우 개인들과 달리 투자단위가 50억원 이상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과거에는 개인투자가 워낙 컸던 만큼 기관 클래스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개인들의 자금 유출이 계속되는 만큼 기관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기관이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한 펀드에 3개월에 400억원 남짓의 자금이 유입된 게 결코 크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기관 자금이 들어간 펀드 대부분이 손실이 컸던 중국 및 이머징 펀드로 집중된데다 대부분 미래에셋 펀드라는 점에서 의심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업계의 집중 질타를 받고 있는 인사이트펀드나 미래에셋 중국펀드에 기관 자금이 수백억원씩 들어갔고 선진증시펀드는 전혀 없다는 점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장에 해외펀드로, 그것도 중국이나 인사이트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기관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개인의 자금 이탈과 관련된 일종의 ‘메우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