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내신 불안과 자퇴, 3수 딛고 전투조종사 꿈 이룬 고교선후배

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면서 고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함께 조종사의 꿈을 이룬 정윤석(왼쪽) 이진범 중위가 29일 제1전투비행단 기지강당에서 열린 올해 2차 고등비행 수료식에서 ‘빨간 마후라’를 목에 걸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공군 제공 >

난관 딛고 ‘빨간 마후라’ 받은 두 조종사의 ‘평행이론’ 역정

‘내신 낮고 시험에 떨어져도 좌절하지 말라’ 본보기


‘내신이 낮고 시험에 떨어져도 좌절하지 말라. 젊은 꿈은 이루어진다.’

극심한 학업 경쟁과 낮은 내신, 고교 중퇴, 대입 좌절이라는 고난을 딛고 전투조종사의 꿈을 이룬 고교 선후배가 화제다.


주인공은 29일 고등비행수료식을 마치고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받은 36명의 새내기 보라매의 일원인 정윤석 중위(공사 61기·25세)와 이진범 중위(학군 40기·2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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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양서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숱한 난관을 뚫고 서로 격려하면서 조종사의 꿈을 향한 운명의 길을 걸었다. 첫번째 꿈은 정 중위가 꾸었다. 영화 ‘탑건’을 보고 집안에서 원하던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조종사의 꿈을 품었으나 고민은 오락가락 하던 내신. 성적우수자가 몰린 양서고에서 공군사관학교 지원을 위한 안정적 내신이 어렵자 2학년 때 자퇴와 검정고시를 택했다.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공사에 응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지만 그는 일반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지원해 공사에 합격하며 꿈을 되살렸다.

수험생 시절 정윤석의 꿈은 새로운 꿈을 낳았다. 정 군의 담임교사였던 강호인(수학·51세) 선생은 양서고의 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에 정 군을 포함시켰다. 이렇다 할 목표 없이 자퇴를 고민하던 이진범 학생(당시 고교 1학년)에게 정 군을 소개한 것. 강호인 선생님은 “고교를 자퇴한 수험생 신분인 정 군을 멘토로 소개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정 군이 이진범에게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강 선생님의 의도는 들어맞았다. 선배를 따라 조종사가 되리라는 마음을 품은 이진범 학생은 내신 불안의 걱정을 떨치려 검정고시를 택한 뒤 한국항공대에 진학해 조종을 익혀 학군 40기로 임관했다.

정 중위와 이 중위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항공대학교에서 입문과정을 익힌 이 중위는 고교 선배인 정 중위보다 한 기수 빠르게 비행교육과정에 입교했지만 부상으로 유급해 같은 교육대대에서 훈련을 받게 됐다. 좌절에 빠질 수도 있는 시절을 꿈과 열정, 노력으로 극복해나간 끝에 교육동기생으로 다시 만나 같은 날 ‘빨간 마후라’를 두르는 과정이 마치 ‘평행이론(서로 다른 사람이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 같다.

고교 선후배에서 학번·임관·교육 동기로 바뀐 두 젊은 조종사의 꿈은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최고의 전투조종사 탑건(Top Gun)으로 조국의 영공을 지킨다는 그들의 젊은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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