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빙 앤 조이] 기차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진화하는 기차여행- 생태관광 · 이벤트 · 럭셔리…<br>고품격 문화공간으로 화려한 변신


섬진강 기차마을 레일바이크

바다 열차

하이원 스키열차

정선 기차펜션

에코 레일

『 직장인 양석훈(35) 씨는 올봄 결혼 1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인 케이프타운과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를 잇는 초호화 기차 '블루 트레인'을 타고 여행한 것.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 등도 호평했다는 블루 트레인은 1,600㎞에 달하는 아프리카 대초원을 평균 시속 90㎞로 1박 2일, 27시간에 걸쳐 관통한다. 케이프타운에서 열차가 출발하면 차장 밖으로 광활한 포도밭과 목장을 지나 사바나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기차 외관은 이름처럼 푸른색으로 빛나고 각 객실에는 전용 샤워 부스와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객실 옷장에는 하얀 가운이 걸려 있고 TV에서는 다양한 영화와 함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클럽라운지에선 쿠바산 고급 시가를 비롯 와인과 칵테일, 맥주 등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이 모두가 1인 당 150만~200만원에 달하는 요금에 포함된 서비스다. 양 씨는 "달리는 차창 밖으로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을 바라보며 여행하는 기분은 어떤 여행에서도 누려보지 못한 특별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블루 트레인처럼 해외에선 오리엔탈 급행(유럽), 브리티쉬 풀맨(영국), 로키 마운티니어(캐나다), 로열 오리엔트(인도) 등 다양한 관광용 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기차 여행 상품은 지난 85년 10월 등장한 신혼여행 열차가 효시로, 25년 남짓한 역사에 그친다. 그나마 신혼여행 열차 이후 10여년간은 눈에 띌만한 기차 여행상품이 없다시피 하다가 지난 95년 방영된 TV드라마 '모래시계'에 힘입어 정동진 해돋이 열차 상품이 유명세를 타면서 기차 여행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호텔식 관광열차 '해랑'을 비롯해 정선 레일바이크 레저열차, 섬진강 기차마을, 바다열차 등 고품격 기차 여행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코레일 집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열차 관광객은 34만 4,842명에서 지난해 96만 3,668명으로 10여년만에 3배 가까이 증가, 연간 철도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2위의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또한번 철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버핏의 투자는 앞으로 녹색성장 시대가 본격화하면 친환경적이며 진입 장벽도 높은 철도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버핏은 "나는 미국의 번영이 효율적인 철도 시스템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며 철도가 그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저탄소 녹색 성장'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기차 여행은 '착한 관광'의 한 축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기차를 이용할 경우 소나무 11그루를 심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한국교통연구원)도 나와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철도는 11.5㎏, 자동차는 66㎏의 이산화탄소를 각각 배출하는데 55㎏의 이산화탄소 차이가 소나무 11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기 때문이다. 기차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도 빠뜨릴수 없다. 기나긴 철로 위를 묵묵히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실으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광은 바쁜 도시 생활로 잃어버린 여유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하다. 이번주 리빙앤조이는 오랜 화물 수송의 역사를 뒤로한채 사람과 함께 숨쉬며 새로운 '여행의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는 기차 여행의 낭만 속으로 빠져본다. 』 '섬진강 기차마을''정선 패키지' 등 최고의 가족 상품
'레일 위의 크루즈' 해랑, 주변 관광지 돌아보기 "덤"
국내에 기차 여행이 본격 도입된 지 25년여 만에 전국으로 뻗어가는 기차 여행에 그 어느 때보다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녹색 성장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하는 데다 막힐 염려도 없어 편리성과 시간 여유를 맘껏 누릴 수 있는 '기차의 가치'가 새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열차 여행 상품이 대륙 횡단이나 초호화 여행객에 초점을 맞췄다면 땅이 좁아 이동 시간 자체가 짧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뽐내는 자연, 구석구석 숨은 볼거리를 테마로 삼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자연을 벗하며 떠나는 기차 여행 지난 주말 7살, 4살 두 아들을 데리고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로 열차 여행을 다녀온 김정렬(40) 씨. 그가 이번 여행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만화 '토마스와 친구들'의 영향으로 기관차 장난감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실제 기차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던 것. 또 하나는 운전대를 잡다 보면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는 자동차 대신 기차를 타고 차창 밖 풍경과 여행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김 씨는 "자동차나 지하철만 알던 아이들이 증기기관차를 직접 타고 신이 난 모습을 보니 기차 여행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기차로 약 3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곡성역에 내려 10분만 걸으면 곡성군이 자랑하는 '섬진강 기차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뚜우 뚜우~' 기적 소리를 내며 달리는 검정 색 증기기관차는 60년대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던 기관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기차마을의 대표 관광 상품이다. 증기기관차는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출발해 국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섬진강변과 17번 국도의 풍광을 따라 약 13㎞를 달려 가정역에 도착한다. 가정역에서 다시 기차마을로 돌아오면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이제는 폐로가 된 철길 위를 달리는 자전거인 레일바이크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 고객들이 특히 선호한다. 시원한 섬진강 물길을 따라 레일바이크 페달을 밟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정선 5일장과 레일바이크를 묶은 패키지 상품은 기차 여행 상품 가운데 최고 인기다. 5일장의 대명사인 정선 5일장을 둘러본 뒤 레일바이크를 타고 정선의 아름다운 계곡과 협곡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구절리에서 아우라지까지 7.2㎞ 철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는 도시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어르신들이나 나이가 어린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면 정선5일장 풍경열차 패키지도 추천할 만하다. 레일바이크 철로 위를 따라 정겨운 시골 풍경과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풍경열차는 일반 열차처럼 유리창이 아닌 천막으로 덮여 있어 시원한 바람이 통하고 원하면 천막을 걷어올릴 수도 있어 이색적이다. 올해 새로 신설된 정선 5일장 맛체험 기차 여행은 미식가들 사이에 벌써 입소문이 났다. 계절에 따라 정선 향토 음식인 옥수수범벅, 올챙이 묵, 쑥버무리 등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기차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바다 열차다. 정동진 해돋이 열차가 등장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다 열차는 요즘도 동해로 떠나는 해돋이 열차가 일찌감치 동난다. 지난 2007년 여름부터 운행을 시작해 강릉~동해~삼척 구간의 아름다운 해안선 58㎞를 따라 달리는 바다 열차는 운행 2년 만에 이용객 2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전망을 갖고 있는 강릉, 동해, 삼척 구간을 1시간 20분 동안 운행하며 특히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개조된 넓은 차창과 극장처럼 좌석이 2열로 배치돼 전 좌석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점도 바다열차만의 매력이다. 최근엔 전 객차 내부를 마치 바다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의 푸른 색 디자인으로 새단장했다. 또 가족끼리 연인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룸과 프로포즈룸이 별도로 갖춰져 있으며 특히 프로포즈룸에선 와인과 포토 서비스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결혼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바다열차를 이용한 신영은(33) 씨는 "DJ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남편이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와 신청 음악을 들었을 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내년 결혼 기념일엔 내가 먼저 바다 열차에서 남편을 위한 신청곡과 메시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짜릿한 스릴이 있는 레저 기차 최근 에코 여행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기차와 자전거가 만난 상품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정선과 곡성에선 MTB 열차 상품이 선보였으며 각 지자체마다 자전거 하이킹 코스와 기차역을 연계해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다. 코레일투어서비스에선 자전거 적재가 가능한 신개념 레포츠 열차인 'ECO-RAIL열차'를 운행중이다. 자전거는 파손이나 분실 위험이 없는 전용 칸에 안전하게 맡기고 책 한 권 펼쳐 들고 진정한 여행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연중 운영되는 정선5일장 MTB 코스는 강원도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자전거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기차 여행. 아침 일찍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을 출발해 정오쯤 정선역에 도착하는데 동강코스, 가리왕산 코스, 민둥산 코스 등이 추천 코스다. 이 중에서도 민둥산 코스는 상급자 코스로 MTB 마니아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 섬진강 물길의 가을 바람을 가르고 싶다면 '섬진강 에코레일 자전거 열차'에 몸을 실어보자. 기차마을을 시작으로 섬진강변 제방-고달교-목동마을 연꽃방죽-삼원보-도깨비살-가정리-압록삼거리-통나무집-보성강 임도-태안사 진입지방도-섬진강 문화학교-태안사를 거쳐 다시 기차마을로 돌아오는 섬진강변 코스는 자전거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 MTB 마니아라면 기차마을에서 출발해 섬진강변 제방-고달교-목동마을 연꽃방죽-삼원보-도깨비살-가정마을을 지나 봉조마을로 들어가 곰방산으로 가는 강변과 산악체험형 코스를 선택하면 좋을 듯하다. 본격적인 스키 시즌이 시작되는 12월엔 강원도 하이원 스키장으로 이어지는 스키열차가 운행된다. 지난 2007년 운영되기 시작해 지난 시즌까지 5만여명 이상이 이용한 스키 열차는 스키나 보드 등 장비를 운반하는 데 따르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동차로는 다소 먼 거리인 정선 하이원으로 이동하는데 편리하다. ■숙박과 기차 여행을 동시에 해결 지난해 11월엔 우리나라에도 초호화 열차 여행 상품이 등장했다. '해와 함께 금수강산을 유람한다'는 의미를 가진 '해랑'은 외관도 남아공의 '블루 트레인'을 본떠 파란색으로 꾸몄으며 그 위에 황금색 봉황을 선명하게 새겨넣었다. 기존 무궁화호를 개조해 만든 해랑은 객실이 8량이며 식당차와 전망차를 제외한 나머지 칸은 호텔방처럼 꾸몄다. 각 객실마다 침대와 TV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고 특실, 별실, 가족실에는 샤워실과 화장실도 있다. 식당차에서는 와인, 칵테일, 고급 위스키 등 알코올 음료 일체와 3끼 식사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전망차는 다른 객차에 비해 창이 넓어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또 노래방기기, 대형 소파, 중계방송시설 등을 갖춰 이벤트나 각종 모임도 가능하다. '레일 위의 크루즈'를 표방하는 해랑은 주요 여행지와 연계해 패키지 형태로 운영된다. 목적지까지 이동한 후 열차가 정차해 있는 동안 주변의 관광지를 돌아보는 크루즈 여행 방식과 흡사하다. 이동하는 동안 선상에서 엔터테인먼트와 휴식을 즐기고 기항지에 도착하면 육지에 내려 주변을 구경한다. 일정은 2박 3일 전국일주, 동해안이나 서해안을 여행하는 1박 2일 코스가 있다. 전국 일주 상품의 경우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화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해외 관광객을 위한 특별 여행 상품으로서는 가치가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이달 8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JTB여행사를 통해 모객된 일본인 관광객 40여명이 해랑을 통해 목포, 영암 왕인박사유적지, 보성 녹차밭, 부산, 안동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했다. 이 상품의 가격은 1인당 약 16만 엔(약 200만원)으로 일본 관광객의 서울 관광(5만 엔 전후)에 비해 3배 정도 비싼 상품이다. 에어텔(항공편+호텔) 상품처럼 기차와 숙박을 묶은 상품도 나와 있다. 특히 기차를 개량해 펜션으로 꾸민 기차 펜션이나 전통 한옥 마을 숙박을 기차와 연계한 상품 등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심청전의 실존 인물인 원홍장의 고향으로 알려진 곡성의 심청이야기마을에서는 전통 가옥에서 숙박을 경험해볼 수 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인당수에 막 뛰어들 듯한 효녀 심청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으며 심청이야기의 등장인물을 소재로 만든 23기의 장승과 심청효행기념비 등 특별한 풍경을 만날수 있다. 산과 물, 바람소리를 들으며 기와집이나 초가집을 체험할 수 있어 아파트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레일바이크로 유명한 정선엔 국내 최초의 기차 펜션이 있다. 개장한 지 2년 된 기차 펜션은 정선군이 투자하고 코레일투어서비스가 위탁 운영하는 것으로, 낡은 기차를 호텔 수준의 숙박시설로 개조해 호평을 받고 있다. 객차 4량에 총 10실로 꾸며져 있는 기차 펜션의 방 크기는 22㎡, 33㎡ 2종, 방 종류도 침대방과 온돌방으로 구분돼 있으며 기차 외관과 이어진 테라스가 운치를 더한다. 기차 펜션은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에게 인기가 높아 주말에 이용하려면 2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할 정도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두 딸을 데리고 정선을 찾은 김진수(36) 씨는 "기차 펜션 예약이 힘들긴 했지만 운이 좋게도 예약이 돼 아이들과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개념 기차 여행 상품 잇따라 출시 코레일투어서비스가 지향하는 기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고품격 문화복합공간이다. 여행을 떠나는 휴식 공간인 동시에 삶의 이정표가 세워지기도 하고 신성한 종교 의식도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보는 것이다. 이미 기차 안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보고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동행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현실이 됐다. 앞으로는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고 사찰이나 카톨릭 성지 순례도 하는 등 문화공간으로 진화시키는 작업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인 웨딩 열차는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들에게도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기차를 꿈꾼다.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 대전역 등 주요 역에서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가 하객을 맞아 출발한다. 붉은 카페트가 깔린 웨딩 열차에 신랑신부가 탑승하면 2시간여의 웨딩 열차 여정이 시작된다. 열차는 교회에서나 볼 수 있는 아치 모양의 유리창과 십자가로 꾸며져 있으며 벽면은 로마시대 신전의 웅장한 석주가 둘러싼 대형 스크린이 드리워져 있다. 객차 1량은 좌석을 모두 제거하고 벽 옆에 접이식 의자를 설치해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결혼식 진행 모습은 모니터를 통해 각 객차에 방영되며 하객들은 모니터를 보면서 식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예식 시간 동안 느낄 수 있는 무료함도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예식이 마무리될 즈음 웨딩 열차는 호젓한 간이역에 도착하게 된다. 잔디밭 위에 펼쳐진 파라솔 아래에서 색소폰, 트럼펫 연주를 들으며 야외 기념 촬영이 이어진다. 1~2시간 야외 가든 파티를 즐긴 후 다시 열차는 출발지로 돌아온다. 돌아올 때는 예식 홀이 디스코텍으로 탈바꿈해 신랑 신부의 친구들과 뒷풀이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코레일투어서비스는 성지 순례 열차도 준비중이다. 교회나 성당의 신도들이 성지 순례를 떠나는 수요를 겨냥, 열차를 이용해 단체로 예배나 미사ㆍ기도를 올릴 수 있어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전국 각지의 유명 사찰을 순례하는 사찰 순례 열차, 마라톤 대회 연계 열차, 유명 한류 스타와 함께 하는 한류 스타 열차 등이 기획 단계에 있다. 길기연 코레일투어서비스 사장은 "슬리핑 카(sleeping car) 개념에 머물렀던 기차가 복합문화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최근 부상하는 친환경 에코 관광에 부합하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도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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