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와 talk, talk]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사장

'만족하면 퇴보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노력 "치과의사서 사업가로 변신했죠"


최규옥(47) 오스템임플란트 사장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답변은 시원스러웠고, 농담을 수시로 섞어 대화할 만큼 여유가 있었다. “왜 앞날이 보장된 치과의사 길을 뒤로 하고, 골치 아픈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냐”고 묻자, “팔자소관”이라며 너털웃음부터 터트렸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바꿔 놓고 싶은 욕망이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최 사장은 임플란트 분야에서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6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순위도 성에 차지 않는 듯했다. 최 사장은 “요즘 직원들에게 나아지는 게 없다고 호통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최근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가문에는 영광이지만, 가계(회사경영)에는 도움이 안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 회사 직접 차려 SW개발 -치과의사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개업의로서 5년 정도 일해 보니 치과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부실했어요. 남들은 불편한 대로 쓰던데 전 그게 답답해서 안되더라고. 그래서 97년 회사를 직접 차려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죠. 그 후로 점차 병원 운영 컨설팅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다, 2000년 말쯤 연 매출 10억원 정도 하던 임플란트 업체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주위에서 만류가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는 국내 치과의사 가운데 10%(지금은 70%)만 임플란트 시술을 할 줄 알았어요. 저도 해외 유학파 의사에게 관련 기술을 배우던 때라 관심이 컸죠. 1년에 1,000명의 의사에게 시술을 가르치고, 이들에게 각각 2,000만원 상당의 장비를 팔면 이것만해도 200억원이나 되잖아요. 남들이야 걱정이 돼서 말렸겠지만, 사업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어요. ■ 경영자는 항상 머리써야 -의사와 사업가는 무엇이 다릅니까. ▦경영자는 생각하는(Think) 존재지만, 의사는 일만 열심히 하면(Work) 됩니다. (그는 지금도 삼성동에 있는 앞선치과병원 대표 원장이다. 물론 진료는 하지 않는다.) 항상 머리를 써야 사장님이에요. 경영자는 화이트 컬러, 의사들은 블루 컬러라고 할까요. -이제 올해도 4분기로 접어드는데 가장 신경을 쓰는 부문은 무엇입니까. ▦수출이죠. 올해 12개 해외 법인에서 매출 300억원(지난 해 31억원)이 목표인데 목표엔 모자랄 것 같습니다. (이유를 묻자) 딴 거 있나요. 우리 역량이 모자라서지. 나의 리더십이 부족해서고요. 다만 핑계를 대면 소득 수준이 임플란트가 대중화될 만큼 안 오른 탓도 있겠죠. (웃음) (다시 정색하며) 미국 공장 가동이 당초 8월부터 될 줄 알았는데 늦어진 게 큰 요인입니다. 미국 시장에 처음 나가는 만큼 시행착오가 적지 않아서 내년 봄은 돼야 본격 가동이 될 것 같아요. 내년에는 수출로 미국에서 200억원을 포함, 총 600억원은 해야 됩니다. 이런 추세면 2009년 수출과 내수 매출이 같아지고, 2010년에는 수출이 더 많아질 겁니다. 지난 2000년대 초ㆍ중반 100%성장한 때와 비교하면 요즘 성장률은 떨어지지만 성장속도는 여전히 빠릅니다. 연도별 매출의 순수 증가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2016년 세계 1위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는 유효합니까. ▦물론이죠. 올 연말 기준으로는 세계 5위, 늦어도 2011년께 3위까지는 무난할 겁니다. 실제 최근 발표된 메릴린치 보고서도 2012년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3등할 것으로 보더군요. 현재 1등인 노벨바이오케어(연 매출 7,000억원), 2등인 스트라우만(연 매출 4,000억원)은 제치기가 쉽지 않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해요. 선두업체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이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최고 자리에 올랐거든요. 2016년 매출 1조7,000억원 정도를 거두면 글로벌 탑이 될 것으로 봅니다. ■ 경험없는 창업은 위험 -좌우명은 있나요. ▦‘만족하면 퇴보한다’는 맘으로 항상 노력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합니다. 근데 요즘 친구들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은 알아도 거기에 따르는 고통이나 대가에 대해서는 무심한 거 같아요. 제품개발도, 생산도 완벽하게 해야 됩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고객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해야 하고요. -보유 주식 평가 액이 1,100억원(9월말 기준)을 넘어 주식부자라는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요. ▦(손사래를 치며)제 지분이 24%정돈데, 향후 경영권을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라도 (주식을) 더 사면 샀지 팔 생각은 전혀 없어요. 현금화되지도 않을 것을 갖고 부자라는 말을 듣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인상적 것을 추천한다면요. ▦‘마시멜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항상 바라고 꿈꾸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진지한 깨달음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수 많은 유혹, 안주하려는 마음 등 우리가 성공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많은 것들을 맛있는 과자 마시멜로에 비유해 이해하기도 쉽고 재미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경험의 중요성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대학생 창업은 별로 좋게 보지 않아요.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성공하기에는 이 사회가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적어도 7~8년은 일해봐야 사업에 눈이 트입니다. 무엇보다 회사에 들어가 먼저 경험을 쌓고, 창업하길 권합니다.
임플란트 세계 6위…"매출 1,6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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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의 주력품목은 임플란트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임플란트 관련 장비 유통과 치과용 소프트웨어 매출이다. 임플란트는 인공치아의 뿌리 역할을 하는 나사모양의 특수금속으로,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국내가 1,800억원, 전세계 시장은 2조2,000억원 정도다. 글로벌 6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시장에서 10%내외에 불과한 군소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45%내외로 확고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로는 당초 1,700억원을 잡았지만, 이 보다는 소폭 적은 1,650억원 정도를 올릴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는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뛰어난 품질에 비해 30~40% 낮은 가격, 총 23개(해외 9곳 포함)에 달하는 임플란트 연수센터(AIC) 및 12개 해외 법인을 통한 교육과 마케팅의 유기적인 결합 등을 오스템의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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