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술 ‘사케’의 인기가 여전하다. 웰빙 열풍 속에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접한 젊은층들이 개성 있고 색다른 술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역 인근에서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를 운영하는 오현(25) 사장은 최근 주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사케를 전면에 내세워 30~40대 남성 고객들은 물론 젊은 여성 고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오 사장이 창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7년 9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창업을 택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창업 아이템은 주점. 오 사장은 “경험 없는 초보자가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시작할 수 있는 게 주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뎅사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사케가 와인에 이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어 남과 차별화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케는 알코올 도수가 13~17도로 낮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데다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워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수제 어묵과 60여 가지에 이르는 한ㆍ중ㆍ일 퓨전 메뉴로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한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수제 어묵은 이곳의 대표 메뉴. 오 사장은 “신선한 생선살을 주원료로 만든 수제 어묵은 안주는 물론 간단한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사케와 수제 어묵의 궁합이 잘 맞아 성별이나 연령을 불문하고 손님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음주 문화가 한 자리에서 식사와 술을 겸하는 형태로 변화하면서 요리 수준의 다양한 메뉴 구성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오 사장은 “1차 식사, 2차 술자리로 옮겨 다니지 않고 한 자리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점포의 수익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 사장이 술이나 안주 등 기본적인 경쟁력 외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점포 입지. 그는 “주점은 무엇보다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메인 상권, 즉 목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좋은 점포 자리를 구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그가 점포 자리로 꼽은 곳은 자신이 4년 동안 다닌 학교가 있던 남부터미널역 주변 상권. 오 사장은 “잘 알고 있던 상권이었기 때문에 점포를 구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어느 골목이 유동인구가 많고 고객층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도 수월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발품을 판 덕분에 메인 상권에 있는 1층 49.5㎡ 점포를 저렴하게 임차할 수 있었다. 점포비용과 인테리어 등 시설비용을 포함해 창업을 위해 투자한 총 비용은 9,000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