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다시 만난 콩지에

제1보 (1∼16)



삼성화재배의 개막식이 중국에서 열렸다. 첫판은 주최국에서 두어지는 것이 불문률인데 삼성화재가 그것을 과감하게 깨고 중국 쑤저우에서 개막식과 본선 3회전까지를 치렀다. 삼성화재배는 언제나 파격적인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프로기전을 아마추어에게 처음으로 오픈한 것도 그러하고 예산과 본선에 패자부활의 기회를 준 것도 그러하다. 강자가 불의의 일격을 당해도 그냥 탈락하지 않고 부활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본선2회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이 바둑이었다. 2개월 전에 후지쯔배 결승에서 패한 이세돌로서는 절호의 설욕 기회를 얻은 것이다. 후지쯔배에서는 '좋은 바둑보다 이기는 바둑을 지향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완패를 당했던 이세돌이다. 그때 이세돌은 '최고의 상대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지금까지 상대전적은 이세돌의 6승4패. 최근의 전적만 보면 이세돌이 1승3패로 밀리고 있다. 후지쯔배를 두기 전까지는 6승3패였는데 1패를 추가하여 6승4패가 된 입장이다. '이기는 바둑을 두겠다'는 태도는 이기려고 결심하기만 하면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더블스코어로 앞서 있는 사람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사력을 다해도 이길는지 질는지 알 수 없는 최고의 상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 바둑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그것이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두는 신중한 바둑. 이세돌의 진지함을 유심히 보기로 하자. 흑7은 급전을 유도한 수순.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6이면 급전인데 콩지에가 그것을 피했다. 백8, 10은 실리 취향. 백8로 10의 자리에 먼저 붙이는 것은 참고도2인데 흑4 이하 8의 변신이 있어서 바둑이 복잡하게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