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과 분당, 용인 등의 집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고 가격 상승의 불길은 서울 강서지역 등 비강남권과 다른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급격히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교통부 조사에서 주요 지역 호가와 실제 매매가격이 수억원의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자 "부동산 시장 왜곡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높아지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집값 상승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주택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일부 인기 지역은 매도자가 양도소득세 등 높아진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을 호가에 반영시켜 가격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협회 장시걸 회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값 상승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매도자들이 매수자들에게 양도소득세 등 무거워진 세금부담을 전가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 등 인기지역에서는 입주 후 1년 이내에 아파트를 팔게 되면 양도차익의 50%가 양도세로 부과돼 매도자가 최고 수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 부담을 고스란히 호가에 반영시키고 있다는 것.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도 "분당 지역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뽑히는 일부 인기 아파트 소유자들이 입주한지 1년도 안돼 집을 되팔면서 양도세 부담을 호가에 반영시키는 경우가 목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당 정자동 한 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매물이 거의 없어 매도자가 절대적으로유리한 위치에 있으니 그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가격이 너무 많이 뛰어서인지 이제는 아파트를 구입하겠다고 나서는 매수자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 관계자도 "최근 자신의 양도세를 포함한 가격에 아파트를 내놓은 주민이 있었다"며 "그러나 가격이 너무 높아 아직 제시된 가격에 구입하려고 나선 매수자는 없다"고 전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매물 품귀현상 속에서 매도자들이 그만큼 큰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도 마포구 상암지구에서 매도자가 양도세를줄이기 위해 실제 거래액보다 적은 액수를 내세우는 `다운 계약서'가 횡행한 일이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매번 아파트 가격이 폭등할 때마다 단골손님같이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지목돼 온 아파트 부녀회들에 대한 책임론이 최근 새롭게 힘을 받고 있다.
아파트 부녀회가 조직적으로 집값을 관리하고 매물을 걷어들이는 등 인위적으로호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는 것.
용인시의 한 공인 관계자는 "지역 아파트 부녀회가 일정 가격 이하로 집을 팔지말자고 담합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서울시의 뚝섬 개발로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한 성수동 일대는 부녀회들이노골적으로 집값 조작에 나선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근 지역 한 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부녀회들이 나서서 집값 관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일반 주민들도 집값을 부를 때 이웃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