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말 12살? 믿을수 없는걸"

우즈·몽고메리, 장하나 폭발적 장타에 탄성 연발

"정말 12살? 믿을수 없는걸" 우즈·몽고메리, 장하나 폭발적 장타에 탄성 연발 “열 두 살이라고? 믿을 수가 없군.” 자그맣지만 당차게 보이는 여자 아이가 뻥뻥 때려내는 빨랫줄 같은 장타에 ‘골프황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꼬마가 휘두른 드라이버 헤드에 맞은 볼은 200야드 표지판을 훌쩍훌쩍 넘어갔다. 캐리(날아간 거리)로만 그 정도니 런(구르는 거리)까지 생각하면 샷 거리가 어림짐작으로도 250~260야드는 돼 보였다. 지난 14일 MBCㆍ라온건설인비테이셔널 스킨스게임에 앞서 제주 라온GC 천연잔디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열린 ‘꿈나무 골프클리닉’ 현장. 대회 출전 선수인 타이거 우즈, 콜린 몽고메리, 최경주, 박세리가 어린이 한명씩을 맡아 스윙을 교정해 주는 시간이었다. 몽고메리가 맨 오른쪽 타석에서 여자 아이의 지도를 맡았고 우즈는 바로 옆 자리에서 남자 아이의 스윙을 봐줬다. 통역 담당자가 몽고메리에게 “이름은 장하나이고 나이는 14살”이라고 소개했다. 여자 아이가 드라이버 샷을 한두 차례 했고 몽고메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예사롭지 않은 파열음에 우즈도 간혹 뒤를 쳐다봤다. 몽고메리는 “흠잡을 데 없는 스윙이라서 내가 바로잡을 필요가 없겠다”고 지도보다는 감상하는 쪽을 택했다. 갤러리 한 사람이 “한국의 로라 데이비스”라고 했더니 그는 “로라보다 훨씬 멀리 때린다”고 답하기도 했다. 처음에 14세로 소개를 받았다가 “미국 나이로는 12살”이라는 설명을 들은 그는 눈이 더욱 커졌다. “타이거, 대단하지 않은가? 겨우 12살이라네.” “12살? 정말로? 15살인 미셸(위성미)도 12, 13살 때까지 이렇게 치지 못했는데. 믿을 수 없는걸.” 간헐적으로 뒤를 돌아보던 우즈가 장하나를 바라보는 빈도와 시간이 늘어갔다. 천재끼리는 통하고, ‘백락(伯樂)이 천리마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우즈의 표정이 놀라움에서 진지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한번 더 보자”며 몇 차례 타격을 해보라고 시킨 뒤 꼼꼼히 지켜봤다. 꼬마의 스윙에 매료된 그는 하나에게 악수를 청했고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즈와 몽고메리의 찬사는 입에 발린 ‘립(lip) 서비스’ 차원이 아닌 듯했다. 이들의 극찬에 세계적인 스포츠매니지먼트 업체인 IMG의 즉각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IMG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즈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여러 아이들을 봤지만 이처럼 감탄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업체가 운영하는 미국 데이비드레드베터아카데미 유학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에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그렉 스프로울 부회장은 하나의 라운드 모습을 촬영해 달라고 요구했고 16일 다시 만나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하나의 아버지 장창호(53)씨가 전했다. 하나는 “유명한 선수가 잘 치고 거리도 많이 난다고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도 최고”라면서 “나중에 우즈 아저씨와 다시 만나고싶다”고 ‘황제’로부터 찬사를 받은 소감을 밝혔다. “예전에 직접 뜯은 네 잎 클로버를 넣어 만든 네임택(골프백에 다는 이름표)을 선물했더니 고맙다고 했다”며 “악수할 때는 손이 단단하고 힘이 세서 아팠다”고 말했다. 반원초등학교 6학년인 하나는 3년 전 골프에 입문, 올해 서울시장배, 제주도지사배, 플레이골프신문배 등 3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여자 초등부 ‘절대강자’로 떠올랐고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 최연소로 초청되기도 했다. ‘황제’와의 만남이 재능 있는 어린이의 장래를 어떻게 변화시켜 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11/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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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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