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영구의 과감한 승부수

제8보(101~125)

백대마는 살았지만 하변이 흑의 손에 넘어갔으므로 실리의 균형은 깨진 상황이다. 반면으로 흑이 12집쯤 남는 바둑이 되었다. 흑1로 슬라이딩하는 이세돌의 손길이 경쾌해 보인다. 바둑 TV 화면에는 손만 보이지만 그 손의 동작에 바둑의 형세가 그대로 전해진다. 불리한 쪽의 손길에는 고민이 묻어 있고 유리한 쪽에는 즐거움이 엿보인다. 흑7은 좌하귀의 백대마를 어서 한 수 들여 살라는 위협이다. 이세돌이 상정하고 있는 진행은 참고도1의 흑2 이하 흑6까지. 흑6이 놓이면 중앙쪽을 백이 어떤 식으로든 보강해야 한다. 흑이 A로 움직여 나오는 수단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대의 속셈을 간파한 이영구는 여기서 승부수를 날렸다. 과감하게 좌하귀를 손빼고 반상최대의 끝내기인 백8을 선택한 것이다. 흑13은 부자몸조심. 그 덕택에 백은 14까지 차지하여 대번에 계가바둑이 되고 말았다. 백이 24로 들여다보았을 때가 얄궂은 순간이었다. 흑이 곱게 참고도2의 흑1로 이으면 백은 보나마나 백2로 중원을 지킬 것이다. 이세돌은 백에게 2를 허용하기가 싫었다. 그는 25로 밀고들어가 변화를 일으키기로 했다. "곱게 이었으면 미세한 대로 흑승이었습니다. 유리한 흑이 공연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시작한 느낌입니다."(김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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