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사태 50일] 4. 기업정상화 우선돼야

대우사태의 해법은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기꺼이 손실을 분담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손실을 얼나마 합리적으로 나누느냐가 해결의 출발점인 셈이다.◇손실분담이 출발점이다= 대우사태의 1차 당사자들은 우선 경영진과 임직원, 협력·하청업체가 있다. 임직원은 미래를 불안해 하고 있고 협력업체들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벅차다. 물론 대우에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이게 된 금융기관은 최대 피해자다. 한국 금융기관이 대우처리의 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 소외돼온 외국금융기관들이 분노하는 것도 금전적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대우사태의 당사자다. 정부도 당장 공적자금을 투입할 태세여서 대우사태의 향방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큰 영향을 받는다. 좀 더 넓게 보면 대우사태 해결을 위해 세금이 들어가야한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가 당사자다. 대우사태가 게속 표류하는 이유는 이런 이해당사자들을 모두 보호하려는데 문제가 있다. 금융기관들의 이기주의야 이미 잘 알려져있다. 정부는 대우사태로 민심이 이반될까 두려워 지나치게 많은 약속을 하고있다. 아무도 손해보지 않는 묘안을 찾는데만 열심이다. 이런 사이에 대우사태는 더 꼬여가고 있다.결국 정부의 미온적이고 정치성 짙은 해결방식이 대우의 병을 더 깊게 만드는 것이다. ◇대우사태는 시장원리로 신속히 처리돼야한다= 대우사태 해결의 열쇠는 시간이다. 시간을 오래 끌면 대우사태는 치유가 된다해도 잃는 것이 더 많다. 정부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수한 해외바이어들의 대우 이탈도 정비례하기 때문이다.정부든 채권단이든 그동안 「대우사태는 한국적 특수성에 뿌리를 둔 특별한 문제」라며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했다. 그러나 부채가 많은 대기업이 쓰러졌을 때 손실은 여러 곳에서 발생한다. 이해당사자도 쓰러진 기업의 덩치에 비례해 늘어난다. 결론은 역시 손실 분담이다. 금융기관은 국내외를 가리지않고 손실 부담을 나눠야 한다. ◇금융게임이 아니라 산업정책의 문제다= 손실분담의 원칙은 결국 정부가 마련할 수 밖에 없다. 대우 관계자들은 『기업경영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금융기관들이 대우사태를 주도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지금도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국내금융기관이 이처럼 큰 덩치의 기업을 요리해본 경험이 없다는데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구조조정과정에서 퇴출위기를 간신히 넘긴 금융기관들은 「이젠 나부터 살아야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금융권에 대우문제 해결을 맡길 수는 없다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패가능성에도 불구, 정부가 대우사태를 산업정책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대우사태는 채권단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뒤로 숨으면 경험없는 금융기관이 할 행동은 뻔하다. 내돈 부터 는 것외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정부가 전면에 나서 국내산업과 시장을 지키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유일한 해법이며 어느 나라도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 대우중공업 등은 우리 모두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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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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