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코엑스(COEX) 태평양홀에서 10일간 열렸던 ‘세계인형대축제’가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세계의 인형 1만 5,000점이 전시된 유례없는 규모의 행사에는 총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아이들만의 잔치’일 것이란 예단과는 달리 관람객 중 70%가 성인이 차지한 점은 인형이 이제 아이들의 단순한 놀잇감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 됐다. ◇유례없는 규모로 눈길 끌어=세계인형대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행사 규모다. 지금까지 인형박람회는 인형제조사들과 팬시업체들의 제품 홍보용으로 활용, 특정 인형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던 반면, 40여종의 인형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전시를 흥행으로 이끈 배경으로 풀이된다. 친근한 테디베어는 물론 닥종이인형,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연지’ 등 한국적인 인형과 도자기로 만든 비스크인형, 식물로 표면을 덮은 토피어리, 인체를 정교하게 축소한 아이피규어,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구체관절인형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형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인형은 물론 인형이 사는 집(Doll House)과 독특하고 정교한 인형 의상을 보는 것은 덤으로 얻은 즐거움. 또한 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인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대세인 요즈음 인형을 카메라에 마음껏 담아 자신의 콘텐츠로 가공할 수 있게 끔 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단순 놀이에서 고부가 산업 영역으로 확대 계기=전시는 인형이 장난감에서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고부가 산업으로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인형이 사양산업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120조원에 달하는 세계 인형 시장에 먹힐 만한 자체 제작 캐릭터 인형을 만든다면 인형 하나로 연간 1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손오공이 내 놓은 전통인형 ‘연지’와 ㈜오로라의 히트작 ‘머피’ 등이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끈 대표사례. 특히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만큼, 인형과 콘텐츠 산업을 결합시킨다면 시너지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 테디베어협회 관계자는 “우리는 손재주가 뛰어나 세계 인형콘테스트에서 인형제작은 물론 인형 의상 등 부대장치 부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인형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한편 첫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세계인형축제는 매년 열릴 예정이며, 행사에 참가한 관계자들은“인형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한 최고의 전시회” 라며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좋은 행사로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을 보완한다면 명실상부 세계 최고 최대의 인형잔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