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북한 평양 근처에 화력발전소를 설립한다.장영식(張榮植) 한전 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북한에 10만㎾급 발전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張사장은 북한에 발전소를 설립하려는 배경에 대해 『지난해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김정일(金正日) 총비서를 만나 평양 근처에 10만㎾급 화력발전소를 세워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전해와 검토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張사장은 현재 통일부 등 정부 관계당국과 북한에 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 황해도 해주공단 건립계획이 북한측과 합의되는 대로 곧이어 발전소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4㎾급 내연화력발전소 3기를 건립하는 방안과 현재 제주도 북제주발전소에 건립 중인 7만5,000㎾급 화력발전 설비에다 3만㎾ 발전설비를 추가해 10만㎾급 발전소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북한에 발전설비를 이전해 발전소를 설립하려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전이 북한에 공단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전력을 지원함으로써 북한에 공동 진출하려는 것과 공기업의 북한에 대한 직접지원 등 두가지 해석이 가능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10만㎾급의 내연 화력발전소를 짓는 데 필요한 발전설비 가격이 부지비용을 제외하고도 1,400억원 수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한전이 북한에 발전소를 건립함으로써 파생되는 단순지원 효과만도 2,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張사장은 최근 원유가격 인상 등으로 관심사가 되고 있는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 『현재 5%인 투자보수율을 적정선인 9.5%로 끌어올리려면 올해 중에 현재보다 요금을 최소한 5∼6%는 올려야 할 것으로 보고 요금인상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張사장이 요청한 인상안은 경수로 부담금에 따른 2∼3%포인트 인상계획과는 다른 방안이어서 실제 전기요금 인상분은 7∼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