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일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이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양화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崔회장과 부인 이형자씨의 그림 로비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여당은 崔회장의 그림구매가 로비와 무관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고급 옷 로비 의혹에 이어 새로운 쟁점이 나타난데 대해 내심 당혹스러움을 떨치지 못한 채 진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야당은 그림 로비 의혹을 국정조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대여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옷 로비 의혹이 쟁점이 됐을 때부터 몸통설을 제기했던 한나라당은 몸통이 바로 그림 로비였다며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고 안택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를 위해 우선 옷 로비 사건 국정조사 과정에서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정리했다.
安대변인은 이날 『의란의 실체 뒤에 숨은 화란의 진상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며 이형자 리스트의 실체를 즉각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진정기미를 보이던 옷로비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또 다시 불거질까 내심 걱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사건이 미칠 파장 등을 논의하고 崔회장의 그림 구입이 로비용일 가능성보다는 재산도피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정면돌파로 맞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 박홍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모든 문제의 당사자인 崔회장과 부인 이형자씨가 직접 나서 그림 구입에 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검찰이 직접 나서 의혹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회의 정균환 사무총장은 『갤러리 소장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림을 구입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야당이 아직도 옷사건의 미련을 못버리고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운보 그림을 이형자씨가 60억원치 구입했다는 소문이 있어 사직동팀에서 최근 조사한 결과, 李씨가 운영하는 갤러리를 확장하는데 소장품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양정록 기자JRYA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