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마티즈, 스타벅스의 '짝퉁' 대응방식을 배워라

"스타벅스의 '짝퉁' 대응 방식을 주시해야한다." 중국 상하이(上海) 한국 상회 관계자는 3일 세계적인 커피판매점업체인 스타벅스가 지난 2년에 걸친 중국업체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승리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특히 비슷한 분쟁을 하다 지난해 중국 업체와 '타협'한 경차 '마티즈'의 사례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스타벅스의 승리 = 상하이 법원은 중국 현지 커피판매점업체인 '상하이 싱바커(上海星巴克)`가 스타벅스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스타벅스에 50만위안(약6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싱바커'라는 브랜드 사용도 중단시켰다. 스타벅스는 중국에 진출하면서 상하이 싱바커와 똑같은 `싱바커(星巴克)`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싱(星)은 별(star)을 의미하고 바커(巴克)는 벅스(bucks)와 발음을 차용한 것이다. 지난 2년여에 걸친 법정 분쟁에서 상하이 싱바커측은 스타벅스가 중국에 들어오기 전인 지난 2000년에 미리 상표를 등록한 만큼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법원은 로고가 비슷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영문과 중문 브랜드를 모두 사용할 권리를 지닌다며 스타벅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내 300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 타협(?)을 택한 마티즈 = 지난해 11월 GM대우차는 자사의 경차 마티지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2004년 12월 중국 체리자동차를 상대로 중국법원에 제기한 불공정경쟁법 위반 소송을 취하했다. 이 과정에서 GM과 GM대우차, 체리자동차 등 관련 3사가 모종의 타협안에 합의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른바 `짝퉁 마티즈’ 분쟁이 해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GM대우차 측은 '타협안'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타협안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GM대우차가 소송을 취하하는 것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GM대우차는 지난 2003년 4월 중국 체리사의 `QQ'모델이 마티즈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판단, 정밀조사한 결과 차체와 내외관 디자인 등에서 현저한 도용이 의심된다며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GM은 체리자동차가 QQ를 말레이시아에서도 생산하려 하자 중국 상무부 등에 강력 항의한 바 있다. ◇ 스타벅스 사례의 의미 =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승리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법원이 외국기업의 손을 들어준 점을 중시한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중국의 심각한 도용문화를 지적하며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중국측 반응이 냉담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 실제로 마티즈의 사례도 "결국 중국법원이 중국업체의 편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는게 현지의 분석이다. GM대우차의 경우 소송 초기 단계에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국 사회 전반의 인식부족에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상하이에서 한국차를 판매하는 한 중개상인은 "중국 자동차를 보면 한국차 디자인을 사실상 그대로 도용한 모델이 적지 않지만 중국업체측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기술적으로만 살짝 변화를 가미하고서는 자사모델이라고 우기는 모습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적재산권 문제가 개인이나 법인의 권리 보호라는 측면보다는 국가와 사회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여러차례 지적재산권 분쟁이 일었지만 외국의 경제주체가 법을 통해 구제받는 일을 자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 사례가 일어난 것은 '변화의 조짐'을 말해주는 것이라는게 현지 업계의 반응이다. 중국 당국도 '짝퉁의 천국'이라는 국제적 오명을 의식하고 있고, 특히 서방권의단속 강화 압력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지재권과 관련된 대책을 강화하고있어 앞으로 변화의 강도가 피부에 느껴질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또 스타벅스의 판결에서 보듯 중국 법원도 합리적인 외국업체의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의미있는 변화에 포함된다. 이미 2004년 12월 중국 법원이'Hongda’라는 상호를 사용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해 일본 혼다(Honda) 자동차회사에 147만위안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외국업체들의 지재권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시장 진출이 급증하는 한국업체의 대응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코트라 중국지역본부 관계자는 "중국 짝퉁 모델에 시달리는 국내업체들도 보다면밀한 분석과 증거를 준비해 과감하게 소송을 제기해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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