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출신 추리소설가로 부와 명성을 얻은 존 그리샴. 그의 대표작이자 동명의 영화 '의뢰인' '레인 메이커' 등에 등장하는 기업은 대부분 환경오염물질을 방류하거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교묘한 로비로 버젓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는 집단으로 등장한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존 로트 박사는 자본의 집중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을 '사기와 탐욕'이라는 잣대로 바라보는 시각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엔론의 분식회계 등 대기업의 부정과 횡령사건 등이 심심찮게 언론의 사회면에 등장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사례일 뿐 거시적으로 바라보면 '자본주의의 꽃'은 역시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상위 5%의 소득자가 연방 소득세의 57%를 납부하는 반면, 하위 50%가 납부하는 세금은 전체 소득세의 3.3%에 불과하다는 것. 저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 등 부자들이 그 상위 5%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즉 기업에 의해 부(富)가 창출되고 이를 통해 대중의 자유까지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저지르는 비리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로트 박사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람들을 정직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인센티브'라고 강조한다. 경제ㆍ정치ㆍ사회 각 분야의 정책이 가장 부드럽게 돌아가는 때는 각 개인에게 주어진 동기부여 즉 인센티브가 작동을 할 때라는 것.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각자 노력에 따른 결실을 챙길 수 있는 자유가 커지고, 범죄를 저지르려는 마음을 억제하게 되며,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민주주의에 참가하게 된다. 정부는 개개인이 사회의 공동선(共同善)을 추구하기 위한 원동력을 고려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