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이야말로 최고의 연구개발(R&D) 센터입니다." 삼성그룹 기술인력의 최고 영예인 '삼성 펠로우'로 선정된 이원성(47)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 팀장(전무)은 8일 기흥사업장에서 기자와 만나 "연구원들이 연구소를 떠나 생산현장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며 "R&D과 생산이 융화돼야만 사업성 있는 기술이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의 인연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됐다는 이 전무는 연구원 출신답지 않게 생산라인과 공정은 물론 D램ㆍ낸드플래시 등 제품의 비즈니스 과정까지도 줄줄 꿰고 있었다. 이 전무가 이번에 삼성의 최고 기술자로 뽑힌 것도 210나노, 190나노, 110나노 등 D램과 플래시메모리 양산과정에서 겪었던 난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해온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이 전무가 맡고 있는 업무는 개발된 기술을 공정에 적용시켜 양산단계에 이를 때까지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그는 요즘 내년 초 시험생산을 목표로 51나노 16기가비트(Gb) 공정 가동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전무는 "과거 개발자의 입장일 때는 새로 개발한 기술이 공정에 잘 적응되면 끝이구나 했는데 요즘은 기술이 생산단계를 거쳐 돈을 벌어야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최고의 기술인력인 이 전무의 고민은 뭘까. 이 전무는 "30나노 공정까지 미세화된다면 반도체 생산공정 중 일부는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며 "웨이퍼 크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물질, 기술 등 새로운 솔루션이 나타나야 할 것이고 이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삼성 펠로우에 선정되고 달라지는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전무는 "아침에 기술원에서 펠로우가 새겨진 명함을 받은 것 외에는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며 "모든 업무가 공동으로 이뤄지는 만큼 기존의 연구개발과제 등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지난 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89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92년 삼성에 입사, D램과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공정혁신 기술개발을 선도해왔다. 한편 2002년부터 도입된 '삼성 펠로우'에 선정되면 본인 이름의 단독 연구실이 배정되고 매년 10억원의 연구비를 쓸 수 있다. 또 별도의 연구팀 구성과 국제표준 기술을 주도하기 위한 대외활동 지원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