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다시 봉오리 터지는 '은행의 꽃'

"1100명 CEO 만들라" 윤종규의 혁신 뱅크

인력 배치 등 권한 대폭 강화

실적 상대평가 관행 개선 등 "1위 재도약" 영업 전략 대수술

개별 지점 경쟁력 높이기 승부



"지점장을 다시 '은행의 꽃'으로 만들어라."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지난 3~4년간 정체돼 있던 KB 영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핵심은 은행 내부에 '1,100명의 최고경영자(CE0)'를 만드는 것. 1,100은 국민은행 지점장 수로 이들을 모두 적은 단위의 CEO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이 올해 내내 이 작업에 매달려 내년부터 새로운 영업 전략을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지점장의 권한은 대폭 강화되고 상대평가 식으로 진행된 실적 줄 세우기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KB는 이 같은 영업 전략을 통해 신한금융을 추월, 리딩뱅크로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윤 회장의 핵심경영구상인 '소(小) CEO제'를 구현하기 위한 인사(HR) 시스템 및 핵심성과지표(KPI)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은 지점장 권한 확대다. 한때 '은행의 꽃'이라 불리던 지점장은 최근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여신집행권은 대부분 본점으로 넘어갔고 실적 줄 세우기는 강화됐다. 본부에서 내려주는 KPI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인 탓에 KB 내부에서 현장 리더가 양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윤 회장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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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KB는 앞으로 지점장에게 지점의 주력 영업 분야를 직접 선택하게 하고 지점 내 인력 배치 권한 등까지 부여할 방침이다. 본점의 권력을 다시 지점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KB 고위관계자는 "지점의 지역적 특성과 지점장의 개인 역량, 지점 내 직원의 능력 등을 고려해 지점장이 직접 특화된 점포를 구성하고 그에 맞는 인력을 뽑아갈 수 있도록 인력풀을 구성할 방침"이라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인사 시스템을 건드릴 필요가 있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지점장의 실적을 상대평가 식으로 공개하는 관행도 개선될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전국 영업본부 소속 지점의 실적을 기간별로 공표한다. 이 성적표에는 예·적금, 대출은 물론이고 신용카드 신규 발급, 방카슈랑스 취급 실적 등이 순위대로 나열돼 있다. 내부 경쟁을 유발하는 효과는 있지만 지나친 '줄 세우기'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KB는 이에 따라 앞으로 지점장의 실적을 상대평가 식이 아니라 각 지점의 특성에 맞는 목표를 부여하는 절대평가 식으로 개선하는 방향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B는 앞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추진했던 '스토리가 있는 금융' 역시 보완할 점을 찾아 지속적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은행이 팔고 싶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제시하는 고객 중심 경영철학이다. 전국적으로 가장 촘촘한 지점망을 갖추고 고객과 대면하는 지점이 영업의 중심인 KB의 특성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다.

다른 금융지주의 한 전략 담당 임원은 "KB는 여전히 가장 많은 지점과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은행으로 개별 지점의 경쟁력이 강화됐을 때 실적이 단번에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라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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