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해외 달러채권 발행시장이 얼어붙자 금리 부담이 적은 말레이시아 링기트 등 비달러 시장, 이른바 이종통화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월 말께 해외시장에서 2억~3억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5년 만기에 런던 은행 간 금리인 리보에 100bp(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을 전망이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지난주 산업은행이 1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달러표시 글로벌 본드 발행 금리보다 0.45%포인트 낮은 것으로 상당한 채권이자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은행이 이번 링기트화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 시중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종통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또 이달 내로 남미 시장에서 달러표시 채권보다 이자비용이 저렴한 2억~3억달러 규모의 현지통화 표시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초 달러표시 글로벌 본드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올 들어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다시 불거지면서 달러채권 발행이 힘들어지고 발행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해 대안 시장으로서 이종통화 시장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종통화 발행 즉시 달러화 스와프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차단할 계획이다.
국민과 하나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도 올해 초 자금조달을 위해 달러표시 해외채권을 발행하려 했으나 달러채권 금리가 석달도 채 안돼 1%포인트 가까이 급등하자 이종통화 발행 쪽으로 급선회하거나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주 산업은행이 발행한 달러표시 글로벌 본드 발행금리(리보+1.45%)가 지난 10월 수출입은행 발행 글로벌 본드 금리(리보+0.5%)보다 0.95%포인트 높아지자 이종통화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하나은행도 자금조달원 확대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비달러 통화 채권 발행 검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