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600만달러)은 올해 미국 PGA투어에 데뷔한 신인 벤 커티스(26ㆍ미국)를 선택했다. 2000년 프로에 입문한 무명의 커티스는 21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링크스(파71ㆍ7,106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부투어를 오가던 세계랭킹 396위의 커티스는 정규 대회 첫 타이틀을 가장 오랜 역사의 대회에서 따내며 일약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신인이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것은 지난 1913년 US오픈에서 우승한 프란시스 위밋 이후 90년 만에 처음.
토마스 비욘(덴마크)에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커티스는 11번홀까지 무려 6타를 줄였지만 이후 4타를 잃어 최종합계 1언더파로 마감했다. 15번홀까지 2타 앞서 있던 비욘 등 강호들이 아직 경기를 끝내지 않아 우승은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
그러나 비욘이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린 뒤 세번 만에 탈출, 순식간에 2타를 까먹은 데다 17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고 마지막 홀에서 칩 샷 버디로 연장전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하면서 커티스가 제132회 브리티시오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비욘은 이븐파 284타로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공동2위에 만족해야 했고 타이거 우즈(미국)는 3년만의 정상복귀를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공동4위(285타)에 머물면서 최근 출전한 5개 메이저대회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메이저 부진`을 보였다.
한편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이날 언더파 스코어(70타)를 내면서 합계 7오버파 291타로 공동22위에 올라 한국선수의 47년 브리티시오픈 도전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 최경주는 첫날 6오버파로 공동82위까지 처졌지만 이후 상위권과의 거리를 좁혀 지난 99년 자신이 세운 한국선수 최고 성적(공동49위)을 뛰어넘었다. `돌풍의 주역` 허석호(30ㆍ이동수패션ㆍASX)는 체력 소진으로 이날만 6타를 잃어 최종합계 8오버파 292타가 되면서 공동28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허석호는 첫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사흘 동안 선두권을 달려 강한 인상을 남겼고 올해 미국 PGA투어 도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