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난 2002년에 대통령선거라는 큰 행사를 치르고도 345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다음해인 지난해에 이월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관위가 25일 밝힌 `2003년도 정당의 수입ㆍ지출내역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정당의 수입총액은 1,758억원으로 한나라당 781억원, 민주당 640억원, 열린우리당 63억원, 자민련 94억원, 기타 17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에 비해 1,207억원이 감소한 것이며, 대선 국고보조금 미지급 및 후원회 기부금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항목별로는 2002년도 이월금이 401억원(23%)으로 가장 많았고
▲당비 362억원(21%)
▲후원회 기부금 304억원(17%)
▲보조금 264억원(15%)
▲차입금 102억원(6%)
▲기타 수입 322억원(18%) 등이었다. 2002년 이월금 401억원은 지난 2001년의 이월금 196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특히 대통령선거에 `올인`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월금이 각각 183억원, 162억원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정당별 후원금은 민주당이 13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125억원이었으며 작년 11월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당비 수입은 한나라당이 146억원을 거둬 가장 많았고, 민주당 84억원, 열린우리당 24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정당의 지출총액은 전년도 보다 979억원이 감소한 1,520억원으로 한나라당 635억원, 민주당 604억원, 열린우리당 53억원, 자민련 60억원, 기타 정당 16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출항목별로는 인건비 등 기본경비 632억원(41%)과 하급당부 지원금 등 기타경비 363억원(24%)을 포함, 전체 지출의 3분의 2 가량을 기본경비로 쓰고 있어 한국정당정치의 비효율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정책개발비는 122억원(8%)에 그쳤고, 당원교육훈련비도 25억원(2%)에 그쳤다. 정당별 후원회(중앙당, 시ㆍ도지부, 지구당, 국회의원후원회 모두 포함) 수입총액은 한나라당 479억원, 민주당 269억원, 열린우리당 124억원, 자민련 37억원 등이며 순수후원금(이월금, 기타수입 제외)은 한나라당 311억원, 민주당 223억원, 열린우리당 111억원, 자민련 36억원 등이었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