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소폭의 등락을 되풀이하며 소모전 양상을 지속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을 떠나 코스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대형주 위주로 움직이다 보니 최근과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는 수익을 얻기 어렵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경우 테마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중ㆍ소형주들이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 1,550~1,630포인트 사이에서 등락 되풀이=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4.24포인트(0.26%) 하락한 1,618.2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증시는 ▦중국 전인대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등을 앞두고 횡보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주가의 박스권은 더욱 축소됐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초만 해도 1,720포인트선을 상단으로 했던 박스권에서 움직였으나 이제는 1,550~1,630포인트선으로 상ㆍ하단 폭이 줄어들었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630포인트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반전했다. 거래 부진현상이 계속되면서 120일선과 200일선 사이에서 제한된 등락만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경기하강 우려가 나오고 있고 전인대를 앞두고 중국의 출구전략 가시화 여부,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회복 및 금융 규제 방안 등의 변수가 증시를 계속 짓누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개인투자자 유가증권시장서 이탈=지수가 크게 빠지지도, 오르지도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개인들의 투자 패턴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개인들은 대형주가 주로 포진된 유가증권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사흘 연속 8,000억원 가까이'팔자'에 나섰다. 이로써 개인은 지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누적기준 순매도(917억원)로 돌아섰다. 2월 중순에는 올 들어 누적 순매수가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에 주력했으나 대형주들이 속속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자 이내 '팔자'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의 모멘텀이 실종된 상태"라며 "개인들이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고 개별종목을 통한 수익률 관리에 치중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ㆍ1소형주 매수세는 '상대적으로' 강해=개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우위로 돌아섰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비교적 견조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누적 순매수 규모를 보면 1월 말 1,000억원대에서 최근에는 6,000억원 중반대까지 올라섰다.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어든 데 반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아직까지 중소형 개별종목이나 3Dㆍ스마트폰ㆍ원자력 등의 테마가 살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매가 최근 코스닥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결국 개별종목이나 테마를 겨냥한 플레이로 분석된다"며 "당분간 시장 전체적으로 강한 매수세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