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고유가 대응책' 마련 본격화 美 올·내년 유가전망 높이고…日 해외 석유개발 민간이양中 에너지 과소비기업 퇴출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대응책 마련에 발 빠르게 돌입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원유 수급불균형으로 올해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국제유가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평균가격을 지난달 예상치 보다 7.5% 높은 배럴당 48.95달러로 조정했다. 또 내년 WTI 평균가격도 종전의 43.20달러에서 47.05달러로 높였다. 이처럼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면서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전략비축유 방출을 요구했고, 백악관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40년간 정부 관료들이 주도했던 해외 석유개발사업을 민간 부문에 맡기기로 했다. 국영 석유개발회사를 없애는 대신 민간 부문에 정부가 지원하는 핵심 석유개발회사를 만들어 해외 석유개발시장에서 효율적인 경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국영석유개발사로 출발했으나 현재 민간기업처럼 운영될 수 있도록 구조개편작업이 진행 중인 인펙스(Inpex)사를 새로운 핵심 석유개발사로 선정했다. 일본정부는 또 페르시아만 유전의 지분을 포함해 일본석유공사(JNOC)의 일부지분을 인펙스에 매각하기로 해 JNOC는 이달 말 없어지게 된다. 중국은 에너지 과다 사용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의 강력한 고유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중국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자원 절약 및 합리적인 이용 방안’을 마련,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 보고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에너지 소모가 많은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강제 도태제도를 도입, 에너지 과다 소비 기업을 퇴출시키거나 시장진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기로 했다. 또 환경친화형 자동차, 에너지 절약형 주택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신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한편 특별계획을 제정해 각 업계의 에너지 절약 목표와 소모기준 등을 제시키로 했다. 한편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외 투자자본을 유치하려는 산유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대 산유국인 이란은 자국 유전개발에 외국 에너지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등의 유전개발방식 개塚?추진하고 있다. 멕시코도 지난 1938년 국영화된 멕시코석유공사(페멕스)의 민간투자 허용 법안을 조만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예정이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입력시간 : 2005-03-0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