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CT가 대세… 전통사업분야 뛰어넘어 '영역파괴' 바람

삼성SDS-삼성네트웍스 합병 등 기술융합으로 신사업 진출 승부수<br>증시 상장통해 기업체질개선 작업 신기술로 패러다임 변화 꾀하기도




지난 15일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전격 합병을 선언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와 네트워크 업체가 왜 돌연 통합하기로 한 것일까. 삼성SDS 측은 "글로벌 기술 융합 추세를 감안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의 합병은 최근 국내 IT 서비스 업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들어 융합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 '영역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SDS와 LG CNS, SK C&C, 포스데이타 등 선두권 IT 서비스 업체들은 시스템통합(SI)이라는 전통적인 사업영역을 넘어 신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SDS와 포스데이타 등은 계열사 간 합병으로 흩어진 각 사의 IT 핵심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고 SK C&C는 증시 상장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신사업을 위한 힘을 응축한다는 포석이다. LG CNS 등은 다양한 방법으로 축적한 IT 역량을 기반으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합병으로 신사업 나선다=삼성SDS는 삼성네트웍스와의 합병을 승부수로 던졌다. 이를 통해 삼성SDS는 자사의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SCM) 등 IT 서비스 역량에 삼성네트웍스의 기술력을 더해 ICT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오는 2010년 1월 출범할 통합법인은 연매출 3조6,000억원에 임직원 수만 1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회사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통합 커뮤니케이션(UC) 등 새로운 ICT 서비스 시장을 개척해 2015년 글로벌 톱10 IC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포스데이타도 포스콘과의 통합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한다. 내년 1월22일 출범할 통합법인 '포스코ICT'는 매출 1조2,000억원에 임직원 수 2,300만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합병으로 사업영역 간 융합을 이뤄내 시너지를 창출함과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 대외 비즈니스 역량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포스콘의 철도ㆍ철강 분야의 엔지니어링 및 자동화 사업 등과 포스데이타의 IT 서비스 사업을 융합해 역량을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u에코시티ㆍ스마트그리드 등과 같은 그린 IT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포스코가 추진하는 친환경 사업을 주도해나갈 방침이다. ◇체질개선 작업에도 박차=SK C&C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선다. SK C&C는 국내 빅3 IT 서비스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11월1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업계에서는 SK C&C가 상장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대외신뢰도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IT 서비스 산업의 가치에 새롭게 눈을 뜬 시장의 인식과 평가를 통해 IT 서비스 산업이 도약ㆍ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C&C는 영업활동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SK㈜ 31.82%, SK E&S 32.45% 등 우량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체질개선을 위해 '지식경영'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삼성SDS의 지식경영은 '지식의 창출과 공유ㆍ저장ㆍ재활용'이라는 기본 틀을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발굴해 조직 내의 지식활용을 극대화하고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SDS는 최근 오픈플레이스 2.0을 구축, 전사원의 경영 및 사내 혁신 아이디어를 모으는 의견수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픈플레이스는 e메일ㆍ전자결재는 물론 온라인 화상회의도 가능해 커뮤니케이션의 시공간 제약을 없앴다. 이 시스템으로 삼성SDS는 이달 세계적 권위의 지식경영기업상인 '아시안 MAKE(Most Admired Knowledge Enterprises)'상 대상을 받아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8년 연속 수상한 기업이 됐다. ◇산업 패러다임 바꾼다=LG CNS는 향후 기업의 정보보호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서버 기반 컴퓨팅'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1차 완료되는 내년 2월부터 LG CNS 임직원들은 개인 PC에 어떠한 기업 정보도 저장하지 않고 회사 서버와 데이터 저장 장비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실행, 데이터를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임직원들은 고성능의 노트북이 아니라 휴대가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한 넷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LG CNS는 이 기술을 먼저 임직원 3,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한 후 내년 7월 말까지 고객사 및 협력업체 직원 등 약 1만명이 서버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재철 LG CNS 사장은 "서버 기반 컴퓨팅은 현재까지 소규모 조직에 구현된 IT 트렌드로서 이상적인 이론 정도로만 인식돼온 것이 사실"이라며 "약 1만여명이 사용하는 IT 환경으로 현실화되면 IT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서버 기반 컴퓨팅은 정보보호는 물론 IT 투자비용 절감, 그린 IT 실천 등 얻는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 IT 투자의 큰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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