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전자.IT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해나갈 것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최대의 전자전문 전시회 `2006 인터내셔널 CES'에서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첨단 전자.IT 제품의 기술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가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종 기능이 하나의 제품에 통합되는 컨버전스, TV의 대형화 경쟁 등은 이미 오래된 얘기가 됐으며, LCD와 PDP TV 등 디지털 TV에 각종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이 가미된 제품들이 대거 공개됐다.
또 소니와 파나소닉(마쓰시타) 등 일본업체들이 `가전왕국'이라는 왕년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전략이 눈에 띄었고, 차세대 DVD 방식을 둘러싼 소니와 도시바 진영의 경쟁이나 애플의 아이팟나노에 대항하기 위한 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의 전략 등 기술방식을 둘러싼 각 진영간의 경쟁도 한층 가열됐다.
이와 함께 인텔이나 MS 등 IT업체들이 가전업체와 협력을 통해 소비자용 가전제품을 함께 개발해 선보이는 `IT+가전'도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됐다.
◇ 일본 업체들의 대반격 = 소니는 최근 LCD TV의 새로운 브랜드 `브라비아'를 바탕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살리려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소니는 메인부스에 참여하지 않았던 지난해 전시회 때와 달리 올해는 약 700평에 달하는 대규모 부스에 각종 첨단 신제품을 대거 전시하고 나섰다.
`HD(고화질)월드'를 모토로 첨단 디스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는 소니는 올해 `로케이션 프리(Location Free)'라는 새로운 개념의 TV와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대폭줄인 `SXRD 프로젝션TV'를 들고 나왔다.
로케이션 프리는 TV 외에 50만원 미만의 기기를 구입해 설치하면 집안 어디서나노트북, PMP 등을 통해 무선으로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이 기기에 연결된 랜을통해 미국에서도 한국의 TV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제품.
이 제품은 작년말 미국과 일본에서 출시됐으며 올해 상반기중 국내시장에도 선을 보일 예정이다.
SXRD프로젝션은 기존 DLP나 엘코스 방식의 프로젝션 TV보다 한 차원 높은 풀 HD급의 영상을 제공하는 프로젝션 TV로, 특히 소니는 두께를 12.6인치로 기존 제품의절반 이하로 줄여 부피가 큰 기존 프로젝션 TV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소니뿐 아니라 파나소닉도 이번 전시회에서 103인치에 달하는 초대형 PDP TV를선보임으로써 이미 102인치를 들고 나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화 경쟁에 맞불을놓았다.
이밖에 도시바와 산요, 샤프, 캐논 등 일본 전자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 대규모부스를 마련해 저마다 신제품을 선보였다.
◇ 디지털 TV의 진화 = 올해 전시회에는 디지털 TV의 대형화 경쟁뿐 아니라 각종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TV에 MP3플레이어를 접목해 MP3에 저장된 음악의 메뉴나기능선택 화면 등을 대형 TV화면에 띄워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LED(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사용한 DLP프로젝션 TV를선보인 데 이어 LCD TV에도 LED광원을 채택한 제품을 올해 안에 개발할 예정이다.
소니도 `Higher Definition'을 기치로 삼아 LED광원을 사용하고 컬러TV의 새로운 표준기술인 `xvYCC'를 사용한 82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또 여러 업체들이 저마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홈네트워킹 분야에서는 TV를 통해 집안의 각종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인텔의 폴 오텔로니 사장이 기조연설에서 시연해 보인 LG전자의 50인치 viiv PDP TV는 유선은 물론 무선랜으로도 인텔의 viiv PC와 연결해 각종 정보와 음악, 영화,사진 등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TV다.
◇사활 걸린 기술 진영 경쟁 =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각 기술진영간 경쟁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혼탁한 양상으로 확산됐다.
차세대 DVD 방식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니를 비롯한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 주도의 HD DVD 진영에 속한 업체들은 각각의 독자부스 외에 별도의 블루레이부스, HD DVD 부스를 마련해놓고 각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소니의 블루레이 진영에 가담했던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블루레이 방식의DVD 플레이어를 처음으로 선보인 데 이어 상대 진영인 도시바 진영의 HD DVD도 상영할 수 있는 유니버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소니와 도시바 진영이 기술방식의 합의에 실패하고 경쟁을 지속함에 따라 향후 시장에서 어느 쪽의 제품이 승리할 것인지를 점치기 어렵기 때문.
애플의 아이팟나노에 대항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MS의 `반(反)애플' 공동전선도 윤곽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애플의 아이팟나노와 아이튠스에 대항하기 위해 MS 및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음악.영상 다운로드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