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2월 10일] 기업구조조정펀드 실익 크다

정부가 금융ㆍ산업자본을 모아 수십조원 규모의 기업구조조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기업구조조정펀드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을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해 이익을 나누는 사모투자펀드 형식이다. 2기 경제팀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플랜과 관련해 민간자금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시장 주도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공적자금 부담을 덜자는 취지이다.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공적자금에만 의존할 경우 재정부담이 크고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자금에 마땅한 투자 대상을 제공함으로써 시중자금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가동되고 있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곧 출범할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에 이어 기업구조조정펀드를 조성하려는 것은 풍부한 자금공급에도 불구하고 ‘돈맥경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 등 3자 간 협의 채널을 가동하면 구조조정의 속도를 낼 수 있고 산업정책적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문제는 산업은행 같은 공금융과 연기금ㆍ기관투자가들과 함께 민간자금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가 구조조정시장 참여를 위해 세제혜택이나 의결권 제한 유예 등 법적 뒷받침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기침체의 골이 깊고 리스크가 높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민간자금을 최대한 유치하려면 구조조정 시스템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구조조정펀드가 지나치게 정부의 입김에 좌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없애줄 필요가 있다. 우리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 상당 부분 성공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마친 경험이 있다. 당시는 주로 해외자본에 의존했으니 이제는 전세계적인 금융경색으로 외자에 의존하는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성장잠재력이 큰 산업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을 외국자본에 헐값으로 넘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국내자본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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