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바닥 신호전까지 '떠도는 돈' 늘어날듯

MMF 설정액 110조…자금 단기부동화 심화<br>구조조정등 불확실성 여전 확실한 투자처 없어<br>"시중금리 거의 바닥… 부동화 둔화" 전망도



경기 바닥 신호전까지 '떠도는 돈' 늘어날듯 MMF 설정액 110조…자금 단기부동화 심화구조조정등 불확실성 여전 확실한 투자처 없어"시중금리 거의 바닥… 부동화 둔화" 전망도 이상훈기자 flat@sed.co.kr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곳간에서는 돈이 풀렸는데 갈 곳은 마땅찮고….' 정부가 기업과 가계를 구하기 위해 돈을 풀고 있지만 이런 자금이 금융권에서만 맴돌며 단기 부동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로 자금을 풀었건만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과 같은 단기금융상품으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MMF 잔액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을 정도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서서히 호전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이 기업이나 가계 부문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런 단기 부동자금은 '실물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정부 정책으로 부동화 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게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유동성 함정' 현상 때문에 원화 유동성이 늘어나더라도 기업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중 부동자금 눈덩이 불듯 늘어=MMF 설정 규모는 지난해 1월만 해도 50조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리먼브러더스 부도사태 이후 전세계적인 금융경색이 빚어진 것을 계기로 MMF 잔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26일 사상 최초로 90조원을 돌파했고 1월 초 100조원을 훌쩍 넘어선 데 이어 한달도 되지 않아 110조원대까지 늘어났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초단기 금융상품인 MMDA에도 시중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 등 일반 법인은 물론이고 금융회사들도 보통예금보다 높은 확정금리를 주면서도 언제든 넣었다 뺄 수 있는 MMDA에 돈을 묻어두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이 그동안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에 집중해왔지만 입찰참여 제한 조치를 계기로 RP 매각 대신 단기 자금운용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MMF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다 구조조정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 탓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도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법인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연일 주식을 팔아치운 후 MMF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금을 굴리는 추세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7거래일간 무려 2조4,875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며 현금화하는 데 주력했다. 당분간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 같은 주식매각 대금은 단기 부동자금 수위를 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전문가로 통하는 사람들조차 MMF를 권유할 정도다. 재야 투자고수인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최근 한 투자설명회에서 "스스로 경기 반전 예측이 가능한 현자(賢者)가 아니라면 지금 시행 중인 모든 투자를 중단하라"며 "지금으로서는 자산가치를 지켜주는 MMF가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단기 부동화 현상 상당 기간 계속될 듯=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구조조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안전성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확실한 투자처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경제여건이 개선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여전하고 구조조정 리스크도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며 "실물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자금 부동화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무리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도 기업 이익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시중 금리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인식으로 MMF로의 자금 유입 추세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당국은 MMF 등으로 몰린 자금이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으로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기업 부문으로의 자금 유입 기대는 그야말로 '희망'에 불과하다. 과거 일본의 경우 '잃어버린 10년' 동안 제로 금리를 고수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의 부동화는 멈추지 않았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찰자 입장에서는 돈이 어딘가 정착해야 한다고 하겠지만 이는 자금 수요자들의 단순한 바람일 뿐"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언제 자금 부동화 현상이 해소될지, 언제 실물로 흘러갈지는 전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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